-프랜차이즈협회, 공정위 상대 헌법소원 제기 -“원가ㆍ마진 영업비밀 공개는 시장 혼란 가중” -규제 강화에 프랜차이즈 업계 ‘이중고’ 토로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 프랜차이즈 업계가 가맹본부의 원가와 마진을 공개하도록 한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법 시행령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한다. 원가 및 마진 공개는 다른 산업에도 전례가 없는 규제로 프랜차이즈 업계에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500여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모임인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23일 서울 쉐라톤서울팔래스호텔에서 긴급 대의원 총회를 열고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헌법소원을 내기로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가 정부 정책에 대해 위헌소송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행령에 따라 4월 말까지 정보공개서 변경 등록을 마쳐야 하는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효력금지 가처분 신청도 함께 낸다.
개정안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본부는 가맹사업 정보공개서에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재료 등의 원가ㆍ마진(차액가맹금)을 공개해야 한다. 필수품목 중 매출 상위 50% 품목에 대한 공급가격 상ㆍ하한선, 가맹본부의 오너일가 등 특수관계인과 가맹본부와의 관계, 관련 상품ㆍ용역 등 내용도 공개 대상이다.
협회는 “개인이나 법인의 재산권 행사를 침해ㆍ제한하는 사항은 반드시 법률에 근거해야 함에도 시행령 일부 내용은 법률 위임범위를 벗어났다”며 “가맹 본사의 영업비밀이 노출될 우려가 높고, 개별품목별 공급 가격이 경쟁업체에 공개되면 시장에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공정위는 가맹점자가 계약 체결 이전에 정확한 비용 부담을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원가와 마진을 공개하는 것은 프랜차이즈 업계를 위축시킬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사 영업비용 등이 포함된 차액가맹금이 공개되면 본사가 마치 과도한 수익을 챙기는 것처럼 오해할 가능성을 키운다는 우려다.
협회 관계자는 “예를 들어 닭 한 마리를 A업체는 1만원에 공급받고, B업체는 1만 2000원에 받고 있다면 공급가에 대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으며, 일부 소비자들의 반발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 가맹본부 관계자는 “창업에는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경쟁력, 지원 규모 등 여러 요인이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데 원가와 마진 등 모든 정보를 알려준다고 하면 또 다른 폐해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예비 창업자 10명 중 1명이 계약을 할까 말까 하는데 무방비로 기업의 중요 정보가 노출될 경우 그 책임은 누가 지겠느냐”라고 말했다.
지속된 경기 불황과 최저임금 인상에 이례적인 규제까지 겹치며 프랜차이즈 업계의 이중고는 심화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폐업률은 9.32%다. 사업을 접는다며 등록을 취소한 가맹본부 수도 318개(15.6%)에 달했다.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의 평균 영업기간은 7년 2개월로, 비중이 가장 큰 외식 분야의 경우 5년 11개월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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