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후순위투자 참여 등 민간위원들 “과도한 규제” 제재심서 징계는 없을 전망
금융감독원이 한국증권의 계열사 펀드 후순위 참여와 이른바 주문형(OEM) 펀드에 대해 제재방침을 철회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열었던 한국투자증권 제재심의위원회에서는 최태원 회장과의 SK실트론 지분투자 거래 뿐 아니라 계열 운용사 사모펀드에 후순위 출자자(LP)로 참여한 혐의 등도다뤄졌다.
이와관련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가장 민감한 사안이었던 부당대출 이슈 외에는 어느 정도 입장이 정리된 것으로 안다”며 “제재 역시 부당대출 건 외에는 불가능한 쪽으로 의견이 모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금감원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 2016년 출시한 ‘한국투자 성장기업 사모펀드 신탁’ 외 일부 사모펀드와 관련, 판매사인 한투증권이 후순위 LP로 참여한데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사항이 없는지 들여다 봤었다. 한국운용은 2016년 이후 성장기업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을 총 세 차례 출시했는데, 한국증권은 해당 펀드 운용에 투자자문을 제공하는 동시에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했다.
해당 사모펀드는 향후 원금 지급에 있어 후순위 투자자들보다 선순위 투자자들을 우선하는 구조다. 원금지급 이후 내부수익률(IRR) 역시 선순위 투자자의 것을 우선 보장하는데, 미리 정했던 IRR에 따라 수익 배분이 이뤄진 후에도 남은 초과수익분은 후순위 투자자들에게 더 많이 분배되도록 했다.
당초 금감원은 “판매사인 한국증권이 후순위 출자자로 참여한 것은 선순위 투자자들의 손실 보전을 약속한 것과 다름 없다”며, 손실보전을 사전에 약속하는 것을 금지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증권이 해당 사모펀드의 ‘딜 소싱’ 역할을 담당했다는 점에 대해서도 금감원은 법 위반을 의심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지난해 코스닥 상장 주관실적 1위를 기록하는 등 IPO 강자로 꼽힌다. 이같은 역량이 자회사 프리IPO 펀드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한투증권이 투자를 제안하고 한투신운용은 이 제안을 검토해 실제 운용을 담당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이같은 사업구조는 집합투자업자가 집합투자재산의 운용ㆍ운용 지시업무를 위탁할 수 없도록 규정한 자본시장법 시행령을 위반했다고 본다. 투자자 의도에 따라 펀드를 운용하는, 일명 ‘주문자생산방식(OEM) 펀드’는 불법이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같은 금감원의 지적에 대해 제재심 민간위원 상당수가 “시너지를 위한 영업을 과도하게 규제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손실보전 혐의와 관련해 한투증권 측은 다른 LP들에 대한 손실보전 약속이 없다고 반박했고, 수익권 분배를 차등적으로 할 수 있는 것 역시 자본시장법(전문투자형 사모집합투자기구에 대한 특례) 상 용인되고 있다는 점을 주장했다. ‘OEM 펀드’ 지적에 대해서도, 운용ㆍ운용지시업무 관련한 ‘조사분석 업무’는 위탁할 수 있다는 자본시장법 규정으로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준선ㆍ김나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