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정신과 의사 상당수 폭언폭행 경험 -전공의 절반 “병원 근무시 폭력 경험했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병원에서 근무하는 상당수의 의료인들이 진료 중 환자 또는 보호자로부터 폭력의 위험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고(故) 임세원 교수가 진료 중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의료진의 진료 환경이 위험한 상황에 처한 것이 다시 한 번 상기되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전국 전공의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절반에 해당하는 2000여명이 ‘병원에 근무하면서 환자 및 보호자로부터 폭력(폭언, 폭행 등)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폭력 빈도가 높은 과로는 응급의학과, 신경과, 성형외과, 피부과, 신경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순이었다. 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병원에서 환자 및 보호자와 가장 많이 접촉하는 전공의들은 다양한 폭력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한신경정신과학회가 600여명의 의료진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 조사에서도 결과는 비슷했다. 대다수의 의료진이 환자 및 보호자로부터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것이다.

9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권준수 대한신경정신과학회 이사장은 “학회가 의료진을 대상으로 병원에서 폭력을 경험한 사례를 묻는 실태조사를 한 결과 환자와 보호자로부터 빰을 맞는 등 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의사가 많았다”며 “하지만 10% 정도만 신고로 이어질 뿐 나머지 90%는 의료진이 참고 그냥 넘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이번 임세원 교수 사건을 계기로 의료진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는데 목소리가 모아지고 있다.

실제 임 교수 유족도 “이번 사건이 의료진 안전 확보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알렸다. 권 이사장은 “병원에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지만 보건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보니 이런 상황이 발생해도 손을 쓸 수 없다”며 “현행 정신건강복지법에 따르면 간호사 1인이 13명의 환자를 보고 있다. 퇴원 후 관리가 제대로 되기 힘들 정도로 법적인 제도가 없다 보니 파생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