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지난해 9월 남ㆍ북이 합의한 ‘평양공동선언’으로 얼어붙었던 경제협력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남북이 하나의 시장을 구상하려면 제도부터 군사적 불확실성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5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북한경제리뷰에 따르면 하나의 시장은 유럽연합(EU)과 같이 화폐를 통합하고 노동시장과 금융시장 등이 하나의 규칙으로 경제행위가 이루어지는 시장을 의미한다. 단기적으로는 북방경제로 시장을 확장하고 남북한 주민의 생활공동체를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소비재 및 생산요소 시장 통합을 지향하고 있다.

군사ㆍ정치적 불확실성을 먼저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하나의 시장은 북한의 시장경제로 전환을 전제로 한다”며 “현재 북한이 직면해 있는 국제적 현실을 고려할 때 북한이 먼저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를 통해 정상 국가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순직 국민대 한반도미래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북핵문제에 대한 실질적 진전이 없으면 추동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경협 재개를 대비해 법ㆍ제도 재정비와 철도ㆍ도로 복원, 보건, 의료 등 분야의 여건 조성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경협을 제도화시키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해정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장은 “남북간 하나의시장을 구축하고 무관세 거래의 국제적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남북 자유무역협정이나, 이보다 낮은 단계로 중국과 홍콩이 체결한 바 있는 ‘경제협력강화약정(CEPA)’ 체결을 추진하는 구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이 센터장에 따르면 세계무역기구(WTO)는 원칙적으로 가맹국 간 자유무역협정(FTA)만 인정하고 있지만, 예외적으로 회원국과 비회원국 간 FTA를 인정한 예도 있다. 남북간 CEPA를 체결하는 경우 국제통상법적으로는 WTO의 예외적 조치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미 북한의 시장화 현상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조동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에 따르면 북한의 가계 중 70%가량이 시장경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또 소득 의 70%~90%가 시장경제 활동에서 나온다. 장마당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의 소비재와 중간 생산재가 장마당에서 거래될 정도로 장마당은 북한경제에서 절대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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