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끄는 두 기둥 ‘역성장’ 우려 글로벌 신차 시장도 정체 전망 美, 수입차 高관세 부과땐 타격 SUV 강세…현대차 라인업 강화 수소차 대중화로 침체 타개 기대
2019년 반도체와 석유화학, 자동차 등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핵심 주력 산업들의 성장세가 주춤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수출 보루’인 반도체마저도 최근 2년간 이어온 ‘슈퍼사이클’이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돼 새해 경제성장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이미 반도체 가격은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주력제품인 D램 가격이 작년 10월부터 10% 이상 급락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 둔화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석유화학업계는 작년 하반기에 접어들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철강과 자동차도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자동차는 내년에도 내수 확대라는 숙제 속에 글로벌 무역분쟁으로 인한 리스크를 방어해야하는 처지다. 다만 전기차 확산으로 새로운 시장 창출 및 2차 전지 시장 확대는 화학업계와 자동차업계 모두에게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철강 또한 미국의 철강 수입 제재 등의 벽을 마주하면서 암울한 한 해가 예고된 상황이다.
▶‘반도체 코리아’ 불안불안=새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나라 반도체 빅2의 주력 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의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대규모 데이터 센터 서버에 대한 수요 역시 기대를 밑돌면서 메모리 시장 규모도 움츠러들 것이란 전망이다.
반도체 호황을 이끈 D램은 작년 4분기 하락 반전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가격은 작년 10월 10.74% 하락한데 이어 11월에도 1.64%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D램 양산에 나서면서 공급과잉ㆍ재고증가로 인한 제품가격 인하 현상이 2019년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시티그룹은 올 한 해 동안 낸드 플래시의 가격 인하폭은 약 45%, DRAM 가격 인하폭은 3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성장세도 주춤해질 전망이다. 이미 업계는 2019년이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종점이 될 것이란 관측마저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가 전망한 올해 D램 시장의 예상 성장률은 마이너스 1%다.
다만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내년 하반기부터 IT기업의 데이터서버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측돼 중장기적으로는 반도체 시장이 성장곡선을 그릴 것이란 시각도 있다. PC와 스마트폰 시장의 정체 속에 고성능 컴퓨터나 IoT(사물인터넷) 및 클라우드 서버용 제품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반도체 업계의 기회요인이다.
▶화학업계, 기초 유분 가격 하락 악재…유가 변수도=석유화학도 최근 3년 간의 슈퍼사이클을 마무리 짓고 하강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가격의 급락이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이미 화학업계는 지난해 3분기 저조한 성적표를 받으며 ‘다운 사이클’ 진입을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석유화학업계가 직면한 변수는 유가와 에틸렌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함께 미국의 셰일 오일 증산으로 인해 최근 국제유가는 최저치를 갈아치우며 곤두박질을 치고 있다. 유가 하락으로 인한 생산 원가 절감이라는 호재도 있지만, 정유업계는 재고평가 손실로 인한 실적 하락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원유를 가공해 만드는 기초유분인 에틸렌 가격마저 하락세라는 점은 석유화학 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최근 글로벌 에틸렌 가격은 미국발 물량 공세의 영향으로 1톤당 800달러대로 떨어졌다. 당장 내년에는 미국 ECC(에탄크래커) 업체와 중국 화학업체의 에틸렌 추가 생산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ECC 증설이 예고돼 있다. 공급과잉으로 인한 에틸렌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인 셈이다.
다만 LG화학, SK이노베이션 등은 배터리 사업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해 온 기업들은 전기차 대중화 모멘텀을 맞아 중대형 전지 부문에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거듭하면서 2020년에는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2019년에 610만대에서 2025년 220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빅2’ 시장 위기 여전…친환경차ㆍSUV 강세 꾸준=올해도 미국ㆍ중국 등 빅2 시장을 포함한 주요 글로벌 시장의 신차 판매량은 정체 상태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이를 뒷받침하듯 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19년 13대 주력사업 전망’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자동차·부품 수출은 작년에 비해 0.2%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의거한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 가능성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미국 상무부가 다음달 16일까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입차ㆍ부품의 국가안보 위협 여부에 대한 결과를 보고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90일 이내에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따라서 미국의 수입차에 대한 25% 추가 관세 부과 이슈는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상당해, 전체 판매 차종의 40%에 육박할 전망이다.
SUV 강세가 계속됨에 따라 현대차는 해당 라인업을 더욱 강화해 대내외 실적을 개선하겠단 전략이다. 한국지엠도 대형SUV 트레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상반기께 선보인다. 쌍용차도 코란도C 후속인 C300을 상반기 중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지는 가운데, 올해에는 수소전기차의 대중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전기ㆍ수소차 보조금을 대폭 늘려 전기차 4만2000대, 수소차 4000대를 보급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손미정ㆍ박혜림 기자/bal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