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월동 ‘야쿠르트 아주머니’ 강미숙씨 1999년부터 71명 홀몸노인 돌봄활동 이상 발견시 119 신고, 위험상황 도와 “노크했는데 기척없으면 가슴이 철렁”
“독거 어르신 쪽방은 보통 건물 한 층에 방이 18개가량 모여 있어요. 사교성이 좋아서 옆 사람과 잘 지내시는 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교류가 없어 돌아가셔도 모르죠. 고독사 후 2~3일 후에 발견될 수도 있는 거예요.”
서울 용산구 갈월동에서 홀몸노인 71명의 돌봄활동을 맡고 있는 강미숙(60) 씨는 한국야쿠르트 소속 ‘야쿠르트 아주머니’다. 전업주부였던 강 씨는 1999년 4월 IMF의 여파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때부터 시작된 홀몸노인 돌봄활동은 갈월동에서만 19년째다. 매주 월수금마다 수급 대상인 홀몸노인에게 농후 발효유 ‘슈퍼백’을 전달하고, 건강이나 생활에 이상을 발견하는 즉시 복지센터나 119 긴급신고를 통해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위치한 서울시티타워 1층 카페에서 최근 만난 강미숙 씨는 “저한텐 일상적인 것도 독거 어르신들껜 소소한 관심”이라며 “무슨 일 생기면 연락하시라고 판촉용 스티커 명함을 벽에 붙여드리곤 한다”고 했다.
한국야쿠르트의 홀몸노인 돌봄사업은 지난 1994년부터 지자체ㆍ관공서 등과 손잡고 25년째 이어져왔다. 자칫 복지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는 독거노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며 민관협력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서울 광진구의 홀몸노인 1104명에서 시작해 현재 전국 3만3000여명 규모로, 서울에서만 총 9906명의 홀몸노인이 강 씨와 같은 야쿠르트 아주머니를 만나고 있다. 올 한해 홀몸노인 돌봄활동 예산은 약 12억원에 달한다. 가장 큰 목적은 홀몸노인의 고독사 예방과 발견이다.
“어느 날은 노크를 했는데 소리가 없는 거예요. 분명 안에 계실텐데 말이죠. 느낌이 좋지 않아 이웃 아저씨에게 부탁해 문을 열어보니 돌아가 계셨어요. 이렇게 사망한 고독사는 형사사건이라 경찰서에 가서 진술도 하고 그랬죠. 지자체와 함께 제품을 드리는 것도 고독사를 막기 위해 하는 거거든요. 위험한 상황은 1년에 10건 내외인 것 같아요.”
강 씨가 독거노인 기초생활 수급 자격이 되는 65세 때부터 맡기 시작해 85세가 될 때까지 보아온 홀몸노인도 있다. 한 달 전에는 19년간 보며 한결같이 잘해주던 어르신이 세상을 떠나 마음이 아팠다고 강 씨는 털어놨다. 그는 “병원에 다녀오시거나 몸이 안 좋았다고 하는 분들은 배달할 때 평소보다 더 확인하게 된다”고 했다.
한국야쿠르트의 이 같은 사회공헌 활동은 방문판매 채널인 1만3000여명의 야쿠르트 아주머니 네트워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급속한 고령화는 홀몸노인 건강과 고독사 문제처럼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복지 환경을 낳고 있지만 야쿠르트 아주머니처럼 가장 가까이에서 소통하는 관리시스템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 1인 가구는 133만 가구로 2045년엔 지금의 3배에 가까운 372만 가구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고객의 폭이 빌딩부터 쪽방까지, 천차만별인 세상을 다니고 있어요. 야쿠르트 아주머니로 하루 300여명의 사람들을 만나고 살며 세상을 알게 됐죠. 사회엔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생각도 팽배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더불어 사는 것도 많아요. 앞으로도 10년은 끄떡없이 일하는 게 꿈이랍니다.”
이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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