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의료기기 판매 가격 표시 시범 사업 실시 -주부ㆍ노인 등 소비자 피해 잇따르자 예방 차원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80대 노인 김모 씨는 지난해 동네 지인과 무료로 비누, 간장 등 생필품을 나눠준다는 체험방에 참여했다. 행사 진행자들은 즐거운 노래와 율동으로 노인들에게 친밀감을 준 뒤 매트, 침대 등을 무료로 체험하게 하고 이것이 마치 치매, 중품, 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선전했다. 김 씨는 효과가 좋다는 말에 광고한 제품 중 개인용온열기를 몇 십만원에 구매했다. 하지만 이들은 노인 등을 상대로 일반의료기기를 고가에 속여 판 의료기기업자였고 이들은 지난 8년 동안 이런 수법으로 22억원어치나 판 것으로 밝혀져 경찰에 적발됐다.

건강 염려가 많은 노인이나 주부를 대상으로 의료기기를 실제 가격보다 고가에 파는 사례가 빈번하자 정부가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의료기기 가격표시제를 실시하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류영진)는 소비자들이 의료기기를 합리적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의료기기 판매 가격을 구매 전 쉽게 확인하는 ‘의료기기 가격표시’ 시범 사업을 28일부터 운영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가격표시 시범 운영은 한국의료기기유통협회와 함께 진행하며 의료기기 판매업체가 자율적으로 적정한 판매 가격을 표시, 주부나 노인이 상품을 고가로 구매하는 등의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했다.

지난 8월 식약처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개인용 의료기기의 가격이 판매업체에 따라 최대 20배 이상까지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식약처는 개인용온열기, 의료용레이저조사기 등 6개 품목의 제품별 판매 가격을 조사해 식약처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시범 운영 대상 업체는 전국 의료기기 판매업체 50곳이며 대상 의료기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주로 판매되고 고가 제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개인용온열기, 개인용조합자극기, 의료용레이저조사기, 의료용조합자극기, 알칼리이온수생성기, 저주파자극기 등 6개 품목이다.

대상 업체, 대상 품목은 한국의료기기유통협회와 검토ㆍ협의해 선정했다. 가격표시는 소비자가 쉽게 알아 볼 수 있도록 개별 상품에 인쇄, 라벨 등으로 표시ㆍ부착하면 되고 상품 진열대에 일괄 표시 등의 방법도 가능하다.

식약처는 “시범 운영을 통해 공정한 유통 질서를 확립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국의료기기유통협회, 업계와 지속적으로 협력해 시범 운영 참여를 확대하고 가격표시를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