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상파 UHD 시청, 약 3만 가구 불과 추정 - UHD 콘텐츠, 화질 빼곤 차별화 부족…시청자 체감 미미 - 지상파 “편성규제 과도” vs “공짜 주파수에 투자도 부족”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지난해 시작한 세계 최초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이 1년 반이 지나도록 안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오는 2021년까지 지상파 UHD 전국방송 도입을 완료할 계획이지만 여전히 부족한 시청자, 미흡한 콘텐츠 및 시설투자 등이 걸림돌로 지적된다.

27일 방송업계에 따르면, 현재 지상파 UHD 방송을 보고 있는 가구 수는 약 3만 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방송업계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가 국내에 판매한 미국식(ATSC 3.0) UHD TV가 약 120만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우리나라 UHD TV 보급률은 6%대 수준이다. 현재 가전사는 별도의 UHD TV 판매량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 가운데 지상파 UHD 커버리지(서울 및 수도권, 주요 광역시)와 안테나 구매비율 50%를 고려하면 시청가능 가구 수는 약 60만대로 줄어든다.

여기에 지상파 직접수신율 5%를 적용하면 지상파 UHD 시청자는 약 3만 가구로 줄어든다.

방송업계는 UHD 시청비율이 지상파 직접수신 비율 5%와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지상파 UHD를 보려면 UHD TV를 사고도 별도의 안테나를 구매해야 한다. 지상파UHD방송추진협회(UHD코리아)가 공동주택용 UHD 방송 공동수신설비 등을 공급하고 가전사와 안테나 프로모션 등에 나서고 있지만 수신환경을 확산하기에는 아직까지 역부족이다.

지난해 3월 이전에 출시된 기존 유럽식(DVB-T2) UHD TV로 지상파 UHD 방송을 보려면 별도의 셋톱박스(수신키트)가 필요해 UHD 수신키트 판매량도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상파 UHD 방송 확산이 이 처럼 미흡한 이유는 콘텐츠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존 디지털방송과 똑같은 콘텐츠를 단순히 화질만 개선한 것으로는 소비자를 UHD로 끌어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편성비율 규제가 과도하다며, 편성비율을 맞추기에 급급하다보니 양질의 UHD 콘텐츠를 만들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UHD 프로그램 제작에 3~4배의 시간이 더 걸리다보니 제작현장에서도 UHD 방송 제작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 UHD 방송국을 허가하며 UHD 의무편성 비율을 지난해 5%, 내년 15%, 2020년 25%, 2023년 50%로 부과했다.

반대로 지상파가 ‘황금주파수’인 700㎒ 대역을 공짜로 가져가놓고 제대로 된 시설 및 콘텐츠 투자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지상파가 수도권 UHD에 활용하는 700㎒ 주파수 대역은 당초 5G 통신용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지상파의 요구로 일부 대역이 UHD에 할당됐다. 이 대역 주파수 가격은 1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나, 지상파는 주파수 이용대가를 납부하지 않는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MBC와 SBS가 UHD 시설투자 계획을 각각 64%, 50%만 이행하는 등 정부와 약속한 투자계획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와 방송사, 가전사 등이 참여하는 지상파 UHD 수신환경 개선 태스크포스(TF)도 지난해까지는 운영됐지만, 현재는 운영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2015년 수립했던 지상파 UHD 도입 정책방안이 당장의 현실과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는지 다시 한 번 논의해볼 시점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업계 관계자는 “DTV도 확산되는데 10년가량 걸린 만큼, UHD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상파 UHD 수신환경을 조사하고 내부적으로 계획을 수립해 확산을 진행하고 있다”며 “당초 수립했던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