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판매목표 강제ㆍ부당 계약 해지 아냐” - 대리점주 15명 중 1명만 배상 인정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주류업체 국순당 대리점주들이 매출 목표 강제 등 이른바 ‘갑질’ 영업 때문에 손해를 봤다며 소송을 냈지만, 사실상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부장 이동연)는 대리점주 고모 씨 등 16명이 국순당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4일 밝혔다. 판결이 확정되면 국순당은 윤모 씨에게 영업을 계속 했다면 벌어들일 수 있었던 수입 3100만원을 지급해야 할 뿐, 나머지 15명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재판부는 판매목표를 설정하고, 대리점 평가제를 운용한 게 불법행위가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매출 목표에 이르도록 물량 밀어내기 등 구매를 강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국순당이 각 대리점에 판매 확대를 독려하는 것을 넘어 이를 강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리점주들이 부당한 계약 해지를 당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국순당은 매출이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계약 갱신을 거절 또는 해지하게 됐다”며 “국순당은 대리점주들과 이미 8년~15년 장기간 계약 관계를 유지해왔고, 거래종료확인서를 받고 합의에 따라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다만 윤 씨에 대해서는 계약 종료에 합의했다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국순당은 2009년 주력 상품이었던 백세주의 매출이 감소하자 도매점에 매출목표를 할당했다. 영업실적이 미흡했거나 회사 정책에 협조적이지 않은 대리점과는 계약을 끊는 구조조정 계획을 시행했다. 퇴출당한 대리점주들은 2016년 판매목표 강제, 부당한 계약 해지 등에 대한 손해배상금 22억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3년 국순당의 이같은 불공정거래 행위를 적발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원을 부과했다.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배중호 국순당 대표는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법원은 배 대표에 대해 매출 목표를 강제한 ‘위력’이 없었다며 업무방해 혐의 일부를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퇴출 대상 대리점에 공급 물량을 줄이고 전산시스템을 차단한 혐의는 유죄로 봤다.


kwat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