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엽기적 범행에 뉘우침 없어” -또 “피고인 조씨, 피해자 신뢰 배신”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피고인 조모(44) 씨와 피해자가 만난 것은 12년 전이었다. 피해자 A 씨는 지난 2006년 조 씨가 운영하던 헬스장에 회원으로 등록했다. 이후 두 사람은 친분을 이어왔다. A 씨는 지난해 조 씨를 찾아가 “헬스장을 운영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는 A 씨의 헬스장에 대한 관심과, 오랜기간 함께 쌓아온 ‘신뢰’를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법원에 따르면 조 씨는 피해자에게 “대전에 있는 헬스장을 같이 운영할 수 있도록 했으니, 2000만원을 준비하라”며 피해자가 준비한 돈을 갈취하고 운동기구로 피해자를 살해, 유기했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는 지난 23일 지인을 살해하고 암매장한 (강도살인,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 씨의 선고공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피해자의 신뢰 배신해”=조씨는 올해 4월 27일 10여년 전부터 알고 지내던 A씨를 차에 태워 경기 포천 야산에 데려가 미리 준비한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2000만원을 빼앗고 시신을 땅에 묻은 혐의로 기소됐다. 사업 때문에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조씨는 A씨에게 함께 사업하자며 필요한 돈을 가져오라고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법원의 이번 판결에는 조 씨가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의 신뢰를 배신한 점이 중점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판부는 “조씨가 오랜시간 범행을 계획하고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오랜 기간 친하게 지낸 피해자의 신뢰를 배반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것(신뢰)을 범행의 수단으로 삼았다”라고 판시했다.
조 씨는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범행 당시 조 씨가 운영하던 헬스클럽은 보증금 7000만원 중 일부만이 남아있었고, 지속적으로 월세를 미납하는 등 경영상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었다.
범행은 치밀하게 계획됐다. 조 씨는 렌트카를 활용했고, 렌트카의 블랙박스 전원은 차를 빌리자마자 꺼뒀다. 위치추적을 당하지 않기 위해 휴대폰과 본인의 차량, 열쇠를 두고 범행장소로 이동했다.
▶재판부 “조씨 뉘우침 없어”=조 씨는 1심 법정에서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조 씨 측은 “피해자를 태우고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자하연포천묘지로 이동했는데, 묘소에 다녀오는 사이 피해자가 사라졌고 피해자를 찾다가 실패해 홀로 귀가했다”면서 “(조 씨는) 살해하지 않았고, 사체를 유기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재판부는 “(조 씨는) 새로운 증거가 발견될 때마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수차례 진술을 변경했다”면서 “반복적으로 자신의 아내와 가족에게 미안하다고 말했을 뿐, 사망한 피해자에 대한 애도나 범행에 대한 반성을 표한 바 없고, 되레 피해자의 유가족을 비난했다”고 일갈했다.
재판부는 범행의 잔혹함에도 집중했다. 조 씨는 최후 변론 자리에서 운동기구로 전완근을 훈련하는 방법을 설명하는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또 피해자를 매장한 곳은 조 씨의 모친 묘소에서 26m 떨어진 장소였다. 이에 재판부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엽기적”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을) 무기한 격리해 진정으로 참회하게 하는 것이 합당해 보인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