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기업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여야 합의로 추진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가 노·정관계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노총은 20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1일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다. 당초 총파업 구호는 ‘적폐 청산’, ‘노조 할 권리’, ‘사회 대개혁’이었으나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노동법 개악 중단’이 추가됐다. 한국노총도 지난 17일 전국 노동자대회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밀어붙일 경우 ‘총력 투쟁’에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야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 혹은 1년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하지 않으면 지난 7월 시행에 들어간 주 52시간제를 준수하기 어렵다는 경영계 요구에 따른 것이다.
노동시간 단축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도 일부 업종에 대해서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3개월 단위의 탄력근로제로는 길어야 한 달 반 동안 연속 집중노동을 할 수 있는데 에어컨 제조업체와 같이 계절적 수요에 대응해야 하는 일부 기업은 4개월 이상의 연속적이고 집중된 노동이 필요하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추진하되 오·남용 방지 방안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확대하면 노동시간 단축의 의미가 없어진다며 연장근로 가산수당이 줄어들고 노동자 건강이 악화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탄력근로 확대를 놓고 노·사 양측의 이견이 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결국은 사회적 대화로 합의점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는 오는 22일 공식 출범과 함께 개최하는 첫 본위원회 회의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를 논의할 의제별 위원회를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을 심의한다. 민주노총은 지난달 임시 대의원대회 정족수 미달로 경사노위 본위원회에는 합류하지 못했지만, 민주노총이 산하 의제별 위원회에는 참여하는 길은 아직 열려 있다.
현재 노동시간 단축 대상인 300인 이상 사업장은 약 3600곳으로, 대기업이 많아 주 52시간제 시행에 큰 무리가 없는 것으로 고용부는 보고 있다. 단, 중소기업이 다수 포함된 30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부담이 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적 대화로 노·사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데도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 노·정관계가 틀어지고 갈등에 따른 사회적 비용만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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