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스왑 유상증자’ 공시 촉발 2주간 거래비중 30%로 치솟아 모건스탠리·메릴린치선 ‘사자’
지주사 요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HDC의 유상증자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주가 하락에 ‘베팅’한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공매도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2주간의 공매도 거래량은 지난달 평균치의 10배를 훌쩍 넘기는 수준이다. 반면 모건스탠리, 메릴린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는 최근 HDC에 대한 매수 주문을 쏟아내는 등 기관과 대척점에 서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집계일(22일) 기준 HDC의 공매도 잔고는 비중은 2.5%로, 전체 거래 중 공매도를 통한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지난달 평균 2.2%에서 최근 2주간 29.5% 수준으로 급증했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31일 HDC 그룹이 HDC와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식교환(주식스왑)을 통한 유상증자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공시한 이후부터인데, 시장은 주식교환비율을 주목하고 있다. 현물출자에 참여한 HDC산업개발 주주가 어느 수준의 교환비율로 HDC 신주를 배정받을 것인지는 주주가 현물출자할 HDC산업개발의 주식수(A)를 이미 결정된 HDC현대산업개발 공개매수가격 (5만8672원, B)과 곱한 뒤, 이를 이달 23~27일 3거래일간의 평균 주가(거래량 기준 가중산술평균, C)으로 나눠 산출한다. 핵심은 정 회장을 비롯해 HDC현대산업개발의 주식을 HDC에 출자하는 주주들 입장에서는 HDC의 주가가 낮을수록 더 많은 HDC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HDC를 향한 공매도가 급증하는 것을 두고 일부 주식투자 게시판에서 “주가를 의도적으로 떨어트리기 위해 특정 세력이 움직이고 있다”는 의심과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특이점은 HDC에 대한 공매도를 국내 기관투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한편, 외국인은 연일 ‘사자’를 외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5거래일 누적 기준 매수 주문을 가장 많이 낸 창구에는 모건스탠리와 메릴린치 등이 이름을 올렸고, 주가가 8% 이상 급등한 지난 24일에는 메릴린치 창구가 매수세를 주도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공매도 급증의 배경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내놓으면서도, 유상증자 이후의 주가 흐름은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HDC의 주가 하락이 대주주에게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실제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실제 그렇게 결론 내릴 어떠한 근거도 없다”며 “사업 가치만 두고 평가하자면, 면세점과 아이파크몰, 상장을 앞두고 있는 아이서비스 등 HDC가 갖고있는 숨겨진 가치가 현물출자 마무리 이후 빠르게 재평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