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서 보았을 때는 그토록 어렵게 느껴집니다. 막상 다가서니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음악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에는 낯선 가수였는데 그들에게 다가설수록 오히려 ‘알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죠. [B레이더]는 놓치기 아까운 이들과 거리를 조금씩 좁혀나갑니다. -편집자주[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이소희 기자] #44. 금주의 가수는 스웨덴세탁소입니다.
■ 100m 앞, ‘신세경’ ‘생일축하송’으로 모습을 드러내다스웨덴세탁소는 최인영(보컬, 건반), 왕세윤(기타, 코러스)로 구성된 듀오다. 스웨덴세탁소가 처음으로 대중 앞에 나선 건 2012년 한 커피전문점에서 진행한 오디션을 통해서다. 이들은 당시 2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신세경과 함께 넌 달콤했어‘를 불렀다. 그리고 같은 해 6월에는 싱글 ’해피 버스데이 왈츠(Happy Birthday Waltz)‘를 발표하고 데뷔했다. 이후 스웨덴세탁소는 미니앨범 ’프롬. 파리(From. Paris)‘ ’우리집‘과 그간 발표한 싱글들을 각각 모은 정규앨범 ’잠들 때까지‘ ’마음‘ 등을 내며 부지런한 활동을 펼쳤다.
■ 70m 앞, 대표곡 ‘목소리’싱글로 먼저 발표돼 나중에 정규 1집 앨범 ‘잠들 때까지’에 수록됐다. 정규앨범에서는 타이틀곡으로 낙점되지는 않았지만, ‘목소리’는 스웨덴세탁소가 고정 팬덤을 확장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노래는 마음이 떠난 남자와 이별을 예감한 여자의 관계를 그린다. 피처링에 참여한 정기고와 함께 상황을 주고받으며 감정을 쌓아간다. 약 5년 전 발표된 이 곡에서 보컬은 지금 들으면 덜 다듬어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스웨덴세탁소의 풋풋함과 노래에 담긴 위태로운 마음을 잘 대변한다. 또한 노래 전반을 둘러싼 깨끗한 매력은 발라드 곡임에도 불구하고 축 처지는 기운을 없애 스웨덴세탁소만의 강점을 잘 보여준다.
■ 40m 앞, ‘깨끗해지다’의 또 다른 의미스웨덴세탁소는 ‘사랑과 이별’이라는 흔한 빨랫감에 자신들만의 ‘세탁’ 기능을 돌린다. 이들은 마음에 달라붙은 먼지를 떼어내고 얼룩을 제거한다. 부드러우면서도 간결한 소리, 섬세한 서정성을 갖춘 가사를 통해서다. 과한 감정은 철저하게 배제한다. 오로지 맑고 쭉 뻗은 목소리와 최소한의 연주에만 가사를 맡길 뿐이다. 덕분에 노래는 깔끔하다. ‘담백하다’ ‘세련됐다’는 결보다 ‘깨끗하다’는 느낌이다. 쥐어짜고 뱅뱅 회전하는 빨래의 과정보다 빨래를 하고 난 후 모습에 더 가깝다.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 포근한 섬유유연제 향기, 햇빛에 바짝 말라 뽀송뽀송한 감촉, 먼지 하나 없을 것 같이 깨끗하고 하얀 면이 저절로 떠오른다.이렇게 깨끗해진 상태는 결코 인위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오히려 ‘본래의 상태’를 띠고 있다. 베이직한 옷은 두고두고 입는 것처럼, 또 클래식한 침구류는 어디에 매치해도 위화감이 없는 것처럼 스웨덴세탁소는 기본적인 것들만 남겨둔다.스웨덴세탁소만의 세탁 방식은 힘들고 지친 마음에 더욱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이들은 감정이 젖어들고 말라가는 과정을 반복하며 솔직한 내 상태를 마주하려고 노력한다. 마치 각 잡힌 새 옷일지라도 빨면 빨수록 내 몸에 맞게 익숙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일련의 과정을 거친 낯선 빨래들은 결국 손길과 애정이 닿은 것들이 된다. 이것이 스웨덴세탁소가 듣는 이들을 품고 위로하는 방식이다.
■ 드디어 스웨덴세탁소, “마음을 건드리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여러 나라 중 '스웨덴'을 팀명에 붙인 이유가 궁금해요“어감이 예쁘고 글자 조합도 마음에 들었어요. 스웨덴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는 계속 ‘스웨덴세탁소로 이름을 정하길 잘했다’고 말하고 있답니다. 호호”▲ 스웨덴세탁소의 노래는 깨끗이 빨아 뽀송뽀송해진 빨래 같은 느낌을 주는데요. 본인들이 생각하기에 스웨덴세탁소 노래는 어떤 감촉을 지니고 있나요?“‘부담 없이 편안한 면’ 같기를 바라고 있어요”▲ 노래가 깨끗한 매력을 지니고 있는 만큼 귀에 더 쏙쏙 박히는 것 같아요. 음악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쓰는 점은 무엇인가요?“노래를 들으시는 분들이 마치 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가사전달에 가장 신경 쓰고 있어요”▲ 스웨덴세탁소의 노래를 들으면 힘든 마음이 ‘세탁’되는 느낌을 받는 팬들이 많습니다. 반대로 본인들이 안정감과 위로를 받고 싶을 때 찾는 것들은 무엇인가요?“뻔한 말 같지만 우리 음악이 위로가 되셨다고 말씀해주시는 글과 메시지들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진심으로 너무나도 큰 힘을 받고 있습니다. 또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고 있어 통화로라도 가족의 목소리를 들을 때 안정감을 받아요”▲ 어느덧 데뷔한지 어느덧 7년차가 됐는데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감회가 어떤가요? “사실 시간이 이렇게 흐르는지도 모르고 음악을 해왔어요. 스스로 한계에 부딪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서로가 있어서 잘 왔다고 생각합니다. 또 늘 다른 장르도 시도하고 싶고 색다른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 의견도 많이 나누고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생각하게 되는 건 화려하고 세련되지 않아도 듣는 이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는 노래더라고요. 그런 음악을 만들고 연주하는 게 우리에게 가장 의미 있는 일이에요. 그만큼 어렵기도 하겠지만요. 가을쯤 좋은 노래 들려 드릴 수 있게 열심히 준비할게요. 늘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