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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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조직위원회)
(사진=(사)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조직위원회)

[헤럴드경제 스타&컬처팀=노윤정 기자] “개그맨들이 잘 먹고 잘 살았으면”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준호는 자신의 소망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침체된 국내 코미디가 다시 살아나고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을 비롯한 다양한 코미디 무대가 부흥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말이다.대한민국 코미디가 침체기에 빠졌다는 말이 나온 지는 한참 됐다. 주말 밤마다 가족들끼리 둘러 앉아 KBS2 ‘개그콘서트’(1999년 9월~)를 시청하던 시절이 있었다. ‘개그콘서트’가 일요일 오후로 방송 시간을 옮긴 뒤에는 “‘개그콘서트’로 한 주를 마무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이처럼 ‘개그콘서트’를 시작으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붐이 일었고 이런 흐름이 발맞춰 MBC와 SBS는 각각 ‘개그야’,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방송 중심으로 코미디가 부흥하던 시기였다.하지만 2018년의 사정은 다르다. 현존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은 ‘개그콘서트’, tvN ‘코미디 빅리그’가 전부다. 코미디언들이 설 정통 코미디 무대가 턱 없이 부족해졌다. 그 마저도 인기는 예전 같지 않다. 20%대 시청률을 기록하던 ‘개그콘서트’는 이제 10%를 넘기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에는 시청률이 4.9%(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추락하기도 했다.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이렇게 TV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 위기에 빠진 상황 속에서 한국 코미디를 부흥시키기 위한 분투의 일환이다. 방송 위주의 코미디 문화에서 벗어나 코미디언들에게 다양한 무대를 제공하고 공연 코미디 문화를 정착시켜 코미디 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6년 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준호가 매년 지원과 협찬 협약을 위해 직접 발로 뛰며 고군분투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사실 김준호가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로 개인의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아니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인가 받아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산광역시의 후원으로 진행되는 행사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의 목표 중 하나는 페스티벌 자체보다 공연을 하러 온 코미디언들이 돈을 버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기량을 선보일 기회가 없는 코미디언들에게 무대를 제공해주고 자신들이 제공한 콘텐츠에 대한 정당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코미디 무대에 목말랐던 후배들 역시 자연히 그 뒤를 따랐다.선배들 또한 기꺼이 힘을 보탠다. 전유성은 명예조직위원장으로서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탄생 당시부터 함께 고생하며 축제를 서포트하고 있다. 이경규는 2016년 열린 제4회 행사에서 김용만과 함께 개막식 진행을 맡았으며 직접 공연에 출연해 양질의 행사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이경규쇼’는 티켓 오픈과 함께 1차 판매량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운 것은 물론 국내 공연 중 가장 사랑받은 공연에 수여하는 부산바다상을 수상했다. 또한 지난해 박미선의 데뷔 30주년 디너쇼 ‘박미선쇼’가 열린 데 이어 올해는 임하룡의 데뷔 40주년 디너쇼 ‘쑥스럽구먼’이 예정돼 있다. 이처럼 오랜 시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선배 코미디언들이 기꺼이 축제에 동참하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행사에 관심을 가지고 나아가 코미디 부흥에 함께 힘쓸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 세계 4대 코미디 페스티벌 진입을 꿈꾸며또 다른 목표도 있다. 바로 국내 코미디의 세계화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아시아에서 처음 진행된 국제 코미디 페스티벌이다. 그런 만큼 당연히 다른 세계적인 코미디 페스티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자 하는 바람이 있다. 현재 세계 3대 코미디 페스티벌로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캐나다 몬트리올 페스티벌, 호주 멜버른 페스티벌을 꼽는다.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차근히 성장하며 이들과 함께 ‘세계 4대 코미디 페스티벌’에 들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은 영국의 대표 문화 축제인 에든버러 국제 페스티벌을 모태로 하는 축제로, 1947년 처음 시작됐다. 매년 8월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되며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공연단이 총 3000개 이상의 공연을 진행한다. 1983년 시작된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 역시 행사 기간이 약 한 달간 이어지며 전 세계 코미디 관련 축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축제 기간 동안에는 1200개 이상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1987년 첫 선을 보인 멜버른 코미디 페스티벌은 매년 3~4월에 걸쳐 약 한 달간 행사가 이어진다. 이 기간 동안 각국 코미디언들이 모여 연극, 거리 공연, TV쇼, 영화, 라디오 등 다양한 형식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호주에서 오픈 테니스 대화 다음으로 참가 인원이 많을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으며 매년 50만 명 이상의 관객들이 찾는다.당연히 이렇게 역사가 오래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코미디 페스티벌들과 견주었을 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규모나 콘텐츠의 양과 질적인 면에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일단 예산 차이가 크다. 해외 유명 코미디 페스티벌을 다수 경험한 옹알스 팀의 조준우 역시 이 점을 언급한 바 있다. 조준우는 현재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이 초청작 위주라고 지적하며 “많은 팀이 돈을 내고 자유참가를 하게 되면 예산 문제가 많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페스티벌이 ‘마켓’이 돼서 공연을 사로 오는 플랫폼이 된다면 더 발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최대웅 부집행위원의 경우 “해외 물류비 등으로 대규모 무대도구가 필요한 공연은 유치가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예산 문제는 초회 행사 때부터 꾸준히 언급되고 있는 문제다. 이 외에 시그니처 공연이 부족하며 다른 아시아 국가의 코미디는 잘 소개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하지만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이런 비판을 밑거름 삼아 차근히 성장해가고 있다. 성과도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2013년 첫 회 당시 7개국 17개 팀으로 시작한 축제는 6년이 흐르는 동안 10개국 40개 팀이 참가하는 등 규모로 성장했다. 브라운관에 갇혀 있다시피 하던 코미디를 다시 무대 위로 불러들이는 데 일조했고 관객들이 함께 소통하며 코미디를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올해 개막하는 6회 행사의 경우 야외 공연 비중을 높여 더 많은 관객들과 만날 예정.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은 국내 코미디의 부흥과 세계화라는 목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한편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관계자는 축제 개막을 앞두고 본지에 “전국적으로 태풍 솔릭으로 인한 피해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태풍이 오는 시기와 부코페 개막 시기가 맞물려 조심스럽다. 태풍으로 인해 피해 입는 분들이 없길 바라고 있다”며 “부코페 역시 사고 없이 전년도보다 더 성장한 모습으로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