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프로 ‘장학퀴즈’로 인재 발굴 한국고등교육재단, 유학생 지원 ‘한솥밥 한식구’ 경영 상생틀 마련
SK그룹의 대표적인 경영 철학으로 자리 잡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 (故) 최종현 회장 타계 20주기를 맞으며 다시 한 번 조명을 받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오래전부터 기업이 사회적 가치 창출을 통해 사회발전에 기여하고, 고객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최 회장의 이런 사회적 가치 창출 의지는 사실 아버지인 최 선대회장이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데 뿌리를 두고 계승된 것이라는 평가다.
과거 최 선대회장은 “우리는 사회에 책임이 있는 것이 아니라, 빚을 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었다”는 말을 자주 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식이 투철했다.
최 선대회장의 ‘인재 양성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의 의지는 장학퀴즈와 한국고등교육재단에서 엿보인다. ‘예비 인재 발굴’이라는 모토 아래 지난 1973년 MBC를 통해 시작한 장학 퀴즈는 방송사를 EBS로 바꾼 현재까지도 방송되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 중국에서도 ‘SK장웬방’이라는 프로그램명으로 방송되면서, 중국사회에서 한국 호감도를 높여주는 민간 외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국가 인재 양성’을 위해 1974년 설립한 비영리 공익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도 우수인재의 해외 유학비용을 지원해주며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평가받고 있다. 1974년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560달러였다. 당시 유학생 1인당 연간 학비는 3500달러, 생활비는 4000달러가 들었다. 5년간 3만 5000달러가 넘는데, 이는 당시 서울 고급 아파트 2채를 살 수 있을 정도의 거액이다.
재단의 후원으로 4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이 720명이 넘는다. 이 중 어림잡아 500명의 박사가 교수가 돼 매년 100명의 제자를 가르쳤다면 15년간 1인당 1500명, 총 75만명의 제자를 양성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국 사회가 발전할 수 있는 자양분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최 선대회장은 ‘모든 이해관계자의 행복’이라는 경영철학에 맞춰, 국가 및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각종 사회 공헌 활동 또한 활발히 펼쳤다.
그룹 발원지인 수원지역에는 1995년에 ‘선경도서관’을 만들어 시에 기부했다. 당시 이 도서관은 수원소재 3개 시립도서관 중 최대 규모였으며, 국내 전체적으로도 상위 10위에 드는 규모였다.
최태원 회장 역시 선친의 뜻을 계승, 2006년에는 수원에 ‘해비타트-SK행복마을’ 3개동을 건립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2009년에는 ‘SK청솔노인복지관’을 건립하기도 했다.
최 선대회장은 SK성장의 터전을 제공한 울산지역에는 울산대공원을 조성해 기부했다.
당시 급격한 산업화로 울산시는 ‘산업도시’, ‘공해도시’라는 한계 속에 이렇다 할 녹색공간이 없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최 선대회장은 “110만 울산시민 모두에게 1평씩의 녹색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바람으로 울산시 신정동, 옥동 일원에 녹지 공간 110만평을 확보해 공원으로 조성했다.
최 선대회장의 사회 공헌은 국경을 넘어 글로벌로도 이어졌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는 베트남 안면기형 어린이 수술 지원이다. 안면 기형은 해당 어린이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고통받는 질환인 만큼 베트남 사회에 SK가 펼쳐온 안면기형 수술 프로그램은 친한(親韓) 정서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이다.
최 선대회장이 지난 1996년 5월 하노이에서 처음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최태원 회장에까지 이어져 총 4000명(2018년까지 누적)에 달하는 수혜자를 배출했다.
최 선대회장의 ‘한솥밥 한 식구’ 경영은 현재 노ㆍ사는 물론 대ㆍ중소기업간 동반성장에도 귀감이 되고 있다.
이승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