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교섭 파행에 논의 시작못해 국민銀, KPI 관련 노사협의중 상대평가 폐지 등 쟁점 관건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은행원들을 과당경쟁으로 내몬다는 비판이 제기된 핵심성과지표(KPI)의 개선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을 놓고 줄다리기를 해오던 은행권 노사의 임금단체협상이 내달 총파업을 앞두고 완전히 멈춰섰기 때문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사는 KPI 제도 개선 방안을 주요 의제로 2분기 노사협의회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은행 노조는 여ㆍ수신, 프로모션 유치 등 실적순으로 전국 영업점을 줄 세우고 매일 등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경쟁 지향적 KPI 평가관행을 뜯어고치자고 요구하고 있다. ‘상대평가’ 방식도 문제삼는다. 정규분포 곡선에 가깝게 직원 실적을 1∼7등급으로 매기다 보니 성과가 좋아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단기성과 중심의 KPI 개선은 허인 행장이 지난해 11월 취임 때부터 강조한 사안으로,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노사 간에 공감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 같은 노조 의견을 전부 수용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조만간 노사 대표끼리 만나 의견을 조율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국민은행은 우량기업 발굴ㆍ영업 전담 조직인 ‘KB스타팀’에 대해서는 실적 평가방식을 재정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은행들은 KPI와 관련한 논의를 본격화하지 못하고 있다. KPI 개선 안건이 상정돼 있는 산별교섭의 결과를 지켜본 뒤 지부별 논의에 착수해도 늦지 않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산별교섭이 주 52시간 노동제 조기 도입, 임금피크제 개선 등 핵심안건에 대한 노사 합의 실패로 파행을 빚은 뒤 금융노조가 내달 중 총파업에 나설 계획인 만큼, 각 은행별 KPI 개선 논의는 연말께나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자체 방안 마련을 고민하고 있는 우리은행도 연말에나 작업을 진행해 내년 상반기 KPI 기준부터 바꿀 수 있는 상황이다.
현행 KPI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금융감독당국의 입장 탓에 은행들이 느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시중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과당경쟁을 일으킬 수 있는 KPI 제도를 개선해 금융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노조에서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원들이 과당경쟁과 장시간 노동으로 매년 44.9명이 사망하고 247명이 인병휴직에 들어간다며 노동청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조합원의 37%가 노동강도 완화를 위해 KPI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30%는 1순위 개혁과제로 KPI 개선을 꼽았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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