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文대통령 독대 후 국방개혁 의욕…유임설 확산
-文, 송 장관 독대 후 기무사령관 교체 및 기무사 해편 지시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일 휴가중이던 문재인 대통령을 독대한 것으로 7일 알려졌다.
이날 독대에서 기무사령관 교체 및 부대 해편, 송영무 장관의 유임 등 국방 분야 현안의 큰 그림이 모두 그려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송 장관은 대통령을 만나 기무사 개혁과 관련, 사령부 체제와 국방부 본부 체제 중 사령부 체제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다음날 문 대통령은 송 장관 의견대로 사령부 형태는 유지하되 기존 기무사는 해체하는 ‘해편’을 발표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7일 “송 장관은 지난 2일 휴가지에 있던 문 대통령과 독대하고 군 정보기관을 국방부 본부가 아닌 기무사와 같은 사령부급 국방부 직할부대로 유지하는 개혁안을 건의했고, 대통령이 이를 수용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당초 기무사를 해체하고 국방부 본부로 흡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군 정보기관이 본연의 기능을 하려면 사령부급 직할부대로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기무사의 정치 개입과 민간인 사찰 등의 불법행위를 근절하더라도 군 통수권 보좌 기능을 유지하려면 기존 사령부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영무, 文대통령 독대 후 국방개혁 의욕…유임설 확산=이런 가운데 기무사 계엄령 문건 지연 보고 등으로 경질설이 불거졌던 송 장관의 거취와 관련해서도 이전과는 다른 기류가 나타나고 있다.
송 장관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업무평가 추진실적 점검회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올해) 남은 5개월 동안 ‘국방개혁 2.0’과 관련한 국정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국방개혁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또한 “그동안 국방부가 외교안보부처로서 국민과 멀게 느껴졌다면, 지금의 국방부는 변화하고 있다”며 “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방개혁 관련 60여개 법령 개정이 추진되는 연말까지 송 장관이 유임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충남 계룡대 인근에서 여름 휴가를 보냈다.
송 장관이 문 대통령을 독대한 2일은 장영달 전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방부 기무사 개혁위원회가 기무사 개혁안을 발표하고 활동을 종료한 날이다.
이날 개혁위는 기무사의 미래 모습에 대해 사령부 체제 유지, 국방부 본부조직 흡수, 독립 외청 전환 등 3개안을 제시하고 기무사령관의 대통령 독대 및 기무사 본연의 보안방첩 업무와 무관한 동향관찰 업무 폐지를 권고했다.
한편, 국방부는 이날 기무사 개혁위 측 권고안을 바탕으로 사령부 축소 및 존치, 국방부 본부조직 흡수 등 2가지 안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3안인 독립 외청 출범은 국회 입법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이 과정에서 여야간 공방이 벌어질 경우 기무사 개혁이라는 본질이 흐려질 수 있어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장영달 기무사 개혁위원장 역시 기자들에게 “제3안의 외청 부분은 정치권에서 협상을 통해 입법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즉각 실현이 불가능하다”며 “그 부분은 정치권에 던지는 정도의 안으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文, 송 장관 독대 후 기무사령관 교체 및 기무사 해편 지시=2일 문 대통령은 국가안보실을 통해 ‘기무사 개혁위원회 개혁안’과 ‘국방부의 기무사 개혁안’을 모두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그날 송 장관과 독대하며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문 대통령은 다음날인 3일 이석구 기무사령관을 전격 경질하고 새 사령관에 남영신 전 특수전사령관을 임명했다.
예상보다 신속한 처리였다. 국방부의 기무사 개혁 추진에 대한 기무사의 저항을 대통령이 단칼에 정리한 모습으로 비춰졌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기무사를 근본적으로 재편해 새로운 사령부를 창설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근본적으로 다시 재편한다’는 것은 한자로 표현하면 ‘해편’(解編)이라고 한다. 이전 기무사령부와는 다른 새로운 기무사령부가만들어질 것”이라며 “사령부의 형태로 남긴 하겠지만, 이름은 바뀔 것”이라고 부연했다. 정부는 6일 관보에 입법예고를 통해 새 사령부 명칭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결정했다.
문 대통령은 ‘새로운 사령부 창설준비단 구성’과 ‘사령부 설치의 근거 규정인 대통령령 제정’의 신속한 추진도 함께 지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과 새 기무사령관에게 “기무사 댓글공작 사건, 세월호 민간인 사찰, 계엄령 문건 작성 등과 연루된 (기무사 내) 불법행위 관련자를 원대복귀시키라는 지시를 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무사 내에 신속하게 비군인 감찰실장을 임명해 조직 내부의 불법과 비리를 철저히 조사하고 합당한 조치를 취할 것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