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수리온 보고싶다” 요구 -군 당국, 서울 국방부 연병장에 수리온 '공수'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국산 기동헬기인 ‘수리온’ 1대가 5일 오전 서울 용산 국방부 연병장에 굉음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도 포천의 한 육군부대에서 운용 중인 이 헬기는 이날 오전 급히 국방부 연병장으로 날아왔다. 2003년 말 완공된 국방부 청사 연병장에 실전 배치된 군용헬기가 착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군의 한 관계자는 “오늘 오후 국방부를 방문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위한 행사 차원에서 국방부 연병장으로 수리온 헬기를 이동시켰다”고 말했다.
방한 중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한국산 수리온 헬기에 관심을 보여왔다고 한다.
두테르테는 이번 방한 일정이 빡빡해 수리온 헬기 제작업체(한국항공우주:KAI)가 있는 경남 사천을 방문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자 한국을 방문한 김에 수리온 실물을 보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해 우리 군 당국이 급히 서울 국방부 청사로 이동시킨 것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를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은 서주석 국방부 차관의 영접을 받기로 예정돼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3~5일 베트남 국방부를 방문하고 5일 오후 늦게 귀국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송 장관이 귀국 직후 국방부로 긴급 이동해 두테르테 대통령을 영접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리온은 맹금류인 ‘수리’와 숫자 100을 의미하는 우리 고유어 ‘온’의 합성어이다. 독수리와 같이 용맹한 비행체를 100%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한국형 다목적 헬기 개발을 목표로 2006년 개발에 착수해 2012년 개발 완료 및 실전 배치된 수리온은 유럽 에어버스 헬리콥터의 AS532를 기본 모델로 개발됐다.
최대 속도는 시속 279㎞로 지상의 KTX와 비슷한 수준이다. 최대 항속거리는 약 450㎞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뜬히 날아갈 수 있다. 시속 최대 260㎞로 2시간 30분 이상 비행할 수 있다고 한다.
동체 길이 약 15m(꼬리 회전날개 포함 19m), 높이 약 4.5m, 폭 약 2m, 중량 약 4.8t이다. 최대 4명의 승무원과 9명의 무장병력이나 16명의 비무장병력을 태울 수 있고, 3.7t의 화물을 실을 수 있다.
분당 150m 이상의 속도로 수직 상승해 백두산 높이인 약 2700여m 상공에서도 제자리 비행이 가능하다. 다목적 헬기로 개발된 만큼 경찰용 헬기, 의무용 헬기, 산림청 헬기, 소방 헬기 등 파생 상품으로 개발, 배치되고 있다.
수리온의 바탕이 된 에어버스사의 AS532는 프랑스산 엔진을 썼으나, 국산화를 시도하면서 미국산 엔진인 제너럴일렉트릭사(GE)의 T-700 터보 샤프트 엔진을 바탕으로 한화테크윈이 개량한 엔진을 장착했다.
GPS(인공위성항법장치)와 INS(관성항법장치), RWR(레이더 경보수신기) 등의 전자장비를 갖추고 있다.
한편 최근 군사력 현대화에 나선 필리핀은 한국산 경공격기 FA-50PH 12대를 구매하는 등 가성비가 뛰어난 한국산 무기에 큰 호감을 보이고 있다.
FA-50PH는 수리온을 개발한 KAI가 미국 록히드마틴과 공동개발한 고등훈련기 T-50을 무장한 경공격기이다.
수리온 개발에는 1조3000여억원이 투입됐으며, 수리온 1대 가격은 약 25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