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 A씨는 최근 까다로워진 아파트 재활용 폐기물 처리 안내를 보고 ‘재활용 폐기물 대란’을 실감했다. 폐플라스틱, 폐비닐 등 수거 거부 사태에 비닐이나 일부 플라스틱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내니 휴지통에 쓰레기도 금방 쌓인다. A씨는 이렇게 매립되는 쓰레기들이 산처럼 쌓일 것을 생각하면 당장 환경문제가 심각함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플라스틱 등 재활용 폐기물 대란을 계기로 폐기물 생산 및 처리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재활용 의무율을 높이고 재활용 품목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3일 산업은행 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이선화 산업기술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재활용 폐기물 대란 원인과 대책’ 보고서에서 중장기적으로 분리배출 홍보, 지자체 역할 강화, 제도 개선, 연구개발 지원, 선진사례 검토·도입 등 국내 재활용 시장의 구조 개선을 위한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선화 연구원은 기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RP)의 개선을 언급하며 “품목 확대, 재활용 의무율 상향조정, 의무생산자 관리 강화 등 EPR 제도 개선을 통한 재활용 시장의 재원 확보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현재는 폐비닐 가운데서도 포장제품 파손 방지용이나 창문에 붙여 방한용으로 쓰이는 에어캡 비닐, 지퍼백, 차량 덮개용 비닐 등은 EPR 품목에서 제외된다. 품목 확대를 통해 재활용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올해 재활용 목표 의무율은 폐비닐이 66.6%, 단일 재질 용기류나 트레이가 80.8%, 스티로폼이 80.7%, 단일재질 페트(PET)병이 80% 등인데 이를 시장 내 여건에 따라 제품별로 의무율을 상향조정해 생산자 책임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연구원은 의무자 관리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 EPR 대상 업체는 전년도 연간매출 10억원 이상, 자발적 신고에 의한 업체로 돼있어 의무가 있음에도 제외된 업체가 다수 존재할 것으로 예상돼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강화도 주문했다. 아파트 재활용 폐기물 배출 및 거래현황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지자체의 적정한 개입과 지원으로 수거 및 재활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선진국 사례로는 세계 최초로 EPR 제도를 도입한 독일 등 유럽 국가나 재활용 폐기물의 자국내 처리 비율이 높은 일본 등의 사례를 검토하고 벤치마킹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독일의 경우 페트병은 마트에 설치된 무인회수기로 수거하는 등 비용을 절감하고 편의를 높이고 있으며 일본은 엄격한 분리배출, 재활용을 감안한 제품 생산 등을 법으로 규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서울 및 수도권 재활용품 수거 업체들이 아파트 단지 폐비닐, 폐스티로폼 수거를 거부하면서 촉발된 ‘재활용 폐기물 대란’은 중국의 폐기물 수입 규제가 그 원인이었다.
이와 관련해 이선화 연구원은 “중국발 폐기물 수입규제로 인한 가격 하락 등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국내 재활용 시장의 내재된 적자 수익구조와 일관되지 못한 정책 등이 결부되어 일어난 사태”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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