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자단 오찬간담회 “현재 통화정책 완화적…정도는 고민”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한국은행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조동철 위원이 현재의 물가 수준이 여전히 낮다면서 완화적 통화정책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놨다.
조동철 위원은 9일 열린 한은 기자단 오찬 간담회에서 “4월 근원물가(상승률) 1.4%는 아직 낮은 수준”이라면서 “그 때문에 완화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현재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결코 긴축적이지 않은, 완화적인 기조라고 생각한다”면서 “적정한 (완화)정도는 고민하고 있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물가 수준에 비춰 한은이 향후 기준금리를 서둘러 인상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1.6% 오르며 7개월째 1%대 상승세를 지속했지만, 농산물 및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4%에 그쳤다. 한은은 앞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당초 1.7%에서 1.6%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날 조 위원은 최근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이 명목금리(실질금리+인플레이션)를 더욱 빠르게 하락시켰다고 강조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지표로는 채권시장의 인식을 보여주는 손익분기 인플레이션(BEI)을 활용해, BEI가 2015년 이후 1%를 하회하는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의 구조적 요인 탓에 자연 실질금리가 하락하고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으로 명목금리도 낮아진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과거의 명목금리 수준과 비교해 수행하면 ‘의도하지 않은 긴축기조’를 형성함으로써 또다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근원물가 상승률로 대표되는 기조적 인플레이션의 경우 과거 통화긴축 정책에 의해 하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조 위원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최초의 충격은 세계적 경기침체와 같은 외부적 요인일 수 있겠지만, 그와 같은 충격이 우리 경제의 인플레이션을 기조적으로 하락시킨 데에는 긴축적 통화정책이 자리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적정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에서 크게 이탈하지 않도록 안정시키는 것이 통화정책의 핵심 과제”라고 밝혔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돼 있어야 기준 명목금리 조정이 실질금리의 변화로 이어지면서 실물경제에 의도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조적 인플레이션과 기대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 부근에 안착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면서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한 통화당국의 약속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위원은 “물가안정목표는 통화정책의 방향을 안내하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서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때,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정되고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제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pa@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