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기색을 내비치며, 아쉬운 경기력으로 첼시 원정에서 0-1로 패한 리버풀. [사진=리버풀 트위터]
지친 기색을 내비치며, 아쉬운 경기력으로 첼시 원정에서 0-1로 패한 리버풀. [사진=리버풀 트위터]

[헤럴드경제 스포츠팀=이혁희 기자] AS로마와의 챔피언스리그 2차전 이후 2연패다. 7일 오전 12시 30분(한국 시간), 영국 런던 스탠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경기에서 리버풀이 첼시에게 0-1로 패했다. 리버풀 특유의 압박이 무뎌친 모습이었다.아무리 11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다지만,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에만 집중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레알 마드리드와의 결승전에서 승리한다면 우승컵과 함께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보장되지만 이에 앞서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주어지는 리그 4위를 확보해 둔 후에 결승전에 임하는 쪽이 홀가분하다.때문에 비기기만 하더라도 최소 4위가 확정되는 이번 첼시 전은 매우 중요했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 또한 그 사실을 인지하고, 주전 대부분을 출전시키며 승리를 목표로 했다.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나다니엘 클라인이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하고, 그 동안 오른쪽 풀백을 맡던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것만 바뀌었을 뿐이다.첼시는 반대로 이번 경기를 승리해야 실낱 같은 4위권 꿈을 이어갈 수 있었다. 리버풀 전을 이기고 이어지는 허더스필드 전과 뉴캐슬 전을 모두 승리한다면, 리버풀의 남은 1경기(브라이튼 전) 결과에 따라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기 때문이었다.첼시의 선발 라인업은 승리를 목표로 한다기엔 다소 소극적으로 보였다. 줄곧 사용하던 3-4-3 포메이션 대신, 올리비에 지루가 최전방에 서고 에당 아자르가 뒤를 받치는, 3-5-2 전술로 경기에 나섰다. 공격수를 한 명 뺀 포진이었다.하지만 주중 챔피언스리그를 치르느라 지친 리버풀에겐 위와 같은 선발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통했다. 강철 같은 체력을 보여온 리버풀의 중원이지만, 주중 격렬했던 경기 직후 첼시의 세 미드필더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은골로 캉테는 언제나처럼 환상적인 수비력으로 첼시의 수비진을 보호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종종 날카로웠고, 그간 온갖 비판에 시달렸던 티에무에 바카요코마저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홀로 공격 작업을 도맡다시피 한 아자르도 눈에 띄었다. 특유의 속도감 있는 드리블로 혼자 리버풀의 공간을 활보했다. 지친 리버풀 미드필더들이 아자르를 제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중원의 도움이 없으니, 리버풀의 공격 삼각편대 중 호베르투 피르미누와 사디오 마네가 머릿수를 보태러 밑으로 내려올 수 밖에 없었다. 리그 최다골 기록에 도전하는 모하메드 살라는 최전방에서 고립되었다.살라는 기록 경신에 욕심을 내는 모습이 확연했다. 살라 현재 리그 31골로 역대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기록과 타이를 이루고 있다. 한 골만 더 추가하면 단독 기록 작성에 성공하는 상황이다. 이에 살라는 평소보다 골문 근처에 바짝 붙어있으면서 노골적으로 득점 기회를 노렸다.하지만 첼시는 살라가 친정팀인 자신들의 홈 구장에서 대기록을 작성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첼시의 노련한 스리백은 뒤로 잔뜩 물러선 채 살라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 평소보다 한 명이 더 많아진 첼시의 중원도 공간 점유에 힘쓰며 살라가 날 뛸 여지를 두지 않았다.결국 전반 32분 올리비에 지루의 헤더로 선제골을 기록한 첼시는 더욱 더 수비벽을 두텁게 쌓았고, 100%가 아닌 리버풀의 '헤비메탈'은 벽을 무너뜨리지 못했다. 살라에게 단일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골 기록 경신 기회는 브라이튼 전(13일 오후 11시)만이 남았다. 리버풀 또한 그 경기를 반드시 승리해야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넘볼 수 있는 형편이 되었다.지친 리버풀, 조바심을 낸 살라, 캉테를 필두로 견고히 버틴 첼시, 이 모든 삼 박자가 어우러져 마지막 라운드까지 순위 경쟁을 안개 속으로 끌고 갔다. 리그 우승컵은 맨체스터 시티가 들어올렸지만, 그 아래 팀들에게는 상황이 다르다. 영광과 절망 사이의 갈림길 앞에 여전히 한 경기가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