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판문점 공동취재단·채상우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시작에 앞서 방명록에 평화의 메시지를 남겼다. 남측에서 준비한 펜 대신 북에서 가져온 펜으로 방명록을 작성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담 장소인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 도착해 1층에 마련된 방명록에 “새로운 력사(역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역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썼다.
각도가 20∼30도 기울여 쓴 김 위원장의 독특한 필체가 눈길을 끈다. 김 위원장의 필체는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올려 쓰는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이른바 ‘태양서체’를 연상시킨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도 지난 2월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해 청와대 방명록에 태양서체를 연상시키는 필체를 남겼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의 태양서체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백두산서체’ 그리고 김정일 위원장의 어머니 김정숙의 ‘해발서체’ 등을 소위 ‘백두산 3대 장군의 명필체’라고 선전한다.
방명록 종이는 남측에서 준비했지만, 펜은 북측에서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 때 우리 정부는 펜을 여러 개 들고 가 김 위원장이 방명록에 쓸 펜을 고르라고 제안했으나 북측에서 자신들이 준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 위원장이 잘 써지는 펜으로 골랐다는 전언이 나왔다.
북측 경호원은 이날 분무기를 활용해 방명록 책상과 의자에 소독약을 뿌리고 등받이와 팔걸이, 의자 다리까지 치밀하게 닦아냈다. 우리 정부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별도의 펜을 준비했고, 북측 경호원은 펜을 닦는 천을 꺼내 들고서 이 펜을 소독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 펜을 사용하지 않고, 동생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케이스에서 별도로 꺼내 건네준 펜으로 방명록을 작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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