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여당이 민주당원 김모(필명 드루킹) 씨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했지만, 특별검사 도입에는 선을 그었다. 범죄 구성요건 불성립이 이유이다.

야권은 이와 관련 김 씨와 연관됐다는 의혹이 일어난 김경수<사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정권 핵심이기 때문에 특검 도입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 측근인 만큼 특검을 하지 않으면 사정기관이 정부ㆍ여당의 눈치를 봐 ‘꼬리 자르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자유한국당 댓글공작 진상조사단에 소속된 한 국회의원은 19일 통화에서 “네이버가 매크로 가동을 감지하고 고발하니까, 민주당이 10일 정도 뒤에 추가로 고발했다”며 “민주당 내부에서 자기편 관련 사건이 터졌으니 난리가 나서 사태 심각성을 인지하고 일부러 같이 고발한 것이다. 꼬리 자르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당에서 특검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절대 국회 열지 않는다”며 “특검을 받을 때까지는 국회는 없다고 보면 된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덮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 주위로 불거진 문제 때문에 국회가 열리지 않고, 개헌 등 주요 정치현안 통과도 물 건너 가는 셈이다.

바른미래당도 이번 사태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대선 기간 문팬(문재인 대통령 팬클럽)에게 여론조작을 당했다는 의심 때문이다.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에서는 본인들이 피해자다, 억울하다 그러지 않느냐”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데, 민주당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라도 특검하자는 입장”이라고 비꼬았다.

안 후보는 “모르는 사람, 일반적인 시민 지지자 같으면 권력의 실세 중의 실세(김 의원)가 5번, 6번씩 직접 멀리까지 찾아가서 만나겠느냐”며 “인사청탁을 전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밝혀진 김 의원과 김 씨 사이 연루 여부만으로도 특검 도입은 타당하다는 견해이다.

현재 김 의원과 김 씨 사이 밝혀진 사실은 ▷김 의원과 김 씨가 만난 바 있다는 점 ▷김 의원이 김 씨가 추천한 이력서를 청와대에 전달해줬다는 점 ▷김 씨 관련 인사와 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이 만났다는 사실 ▷김 씨가 경인선, 경공모, 우경수(김 의원 팬클럽) 등 조직에 관련됐다는 점 등이다.

통상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도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한국당, 바른미래와 궤를 같이했다.

이용주 평화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김 의원이 사건의 본질이기 때문에 제대로 밝혀지지 않으면 그때는 특검 추진을 본격화하겠다”며 “현재 경찰이나 검찰이 수사에 적극적이지 않다. 지금부터라도 의지를 갖추고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의석 수는 각각 116석과 30석이다. 여기에 평화당이 가세하면 국회 절반 이상이 특검을 요구한다는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 게다가 통상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평화당까지 공세에 가담하면 ‘평화당도 특검을 추진한다’는 기류를 만들 수 있다.

반면, 여권에서는 특검을 요구하려면 김 씨와 김 의원과의 관계성이 보다 확실히 규명되거나, 대선 기간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해 댓글을 작성한 사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범죄 구성요건이 아예 안 된다”며 “매크로 프로그램 없이 자의적으로 댓글을 다는 행위는 아무 문제가 없다. 안 후보 팬카페도 다 그렇게 했다”고 했다. 또 “김 의원과의 관계성도 전혀 규명이 된 바 없다”고 강조했다.

대선 기간 당시 국민의당과 민주당 사이 일어났던 댓글 관련 고소 문제 관련해서는 “댓글에 있었던 악의적인 내용 때문이지 지금 사안과는 관계가 없다”며 “보수당이 국회를 공전시키고 오로지 지방선거에서 반등계기를 만들려는 정치공세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특검은 없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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