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관들, 채권 ETF를 매매하지 않고 직접 설정해 보유 - 채권 인버스 ETF 통해 금리 상승기의 헤지 대비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기관투자가들의 러브콜이 거세다. ‘금리 상승기’의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활용 가능한 데다, 인버스(지수 하락시 수익을 내는 구조) ETF를 통한 헤지(위험 회피) 매력도 쏠쏠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미래에셋TIGER단기통안채증권ETF(채권)’은 최근 일주일간 2335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이 ETF는 경기가 호황일 때 시중 통화량을 회수하는 ‘통화안정증권’에 투자한다.
시장에선 채권 ETF에 대한 기관들의 자금몰이가 부쩍 늘었다고 평가한다. ‘미래에셋TIGER단기통안채증권ETF(채권)’의 자금 유입은 최근 변동성 장세에서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삼성KODEX레버리지ETF(증권)’의 자금 유입(2564억원)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레버리지 ETF 등 주가 관련 상품에는 개인투자자이 몰리는 반면, 채권형 ETF에는 기관투자자들이 몰리는 모양새다. 기관들은 최근 미국 채권금리 인상 등과 맞물려 단기채 ETF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입을 모은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져 채권형 펀드의 손실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초단기 채권형펀드는 만기가 짧아 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유에서다.
기관투자자들이 ‘미래에셋TIGER단기통안채증권ETF(채권)’를 머니마켓펀드(MMF)와 유사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MF는 1% 초반의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며 입출금이 자유로워 기관 투자자들이 수시로 큰 규모의 자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채권형 ETF는 기관들이 MMF와 같은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사용하지만, ‘매매’를 통해 보유하진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정(ETF를 새로 만드는 것)ㆍ환매(ETF 해체) 방식을 통해 투자하는 게 대다수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설정과 환매 방식을 통해 채권 ETF에 투자하면 수수료가 들지 않는 장점이 있다”며 “만약에 ETF를 거래소 등 유통시장에서 거래하게 되면 이를 매매할 때마다 증권사에 수수료를 내야 하기 때문에 기관 투자자에겐 비용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형 ETF는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지만 수익률이 1% 초반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기관 입장에서는 매매를 통한 수수료를 최대한 아끼려고 할 수밖에 없다.
금리 상승으로 인해 발생 가능한 채권 가격 손실 위험을 피하기 위해 ETF를 활용하는 기관도 최근 급증하고 있다. ‘KBKBSTAR국고채3년선물인버스증권ETF(채권-파생)’는 최근 일주일간 1000억원의 자금이 유입돼, 이목을 끌고 있다. 이 ETF는 국고채 3년물 선물 가격이 하락하는 데 베팅한 상품이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를 맞아 채권 가격이 하락할 수록 수익이 나는 상품”이라며 “수백억원의 채권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 입장에선 직접 보유한 채권의 가격이 하락하면 큰 손실을 볼 수 있는데, 채권 인버스 ETF에 투자하면 그 손실분을 다시 만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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