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ㆍ검찰 개혁위 “외부 전문가가 조사해야” -서 검사 대리인 “작년 법무부에 알렸지만 無조치” -女 부장검사 “성적 괴롭힘에 미개한 조직 아냐”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검찰 내 성추행 진상조사단이 발족한 가운데,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전문가 위원회들은 조사단에 외부 전문가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법무부 인사가 지난해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의 성추행 사실을 인지하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폭로도 나왔다.

31일 대검찰청이 조희진(56ㆍ사법연수원 19기) 서울동부지검장을 단장으로 하는 ‘성추행 사건 진상 규명 및 피해 회복을 위한 조사단’을 발족하겠다고 발표하자 법무부 산하 법무ㆍ검찰개혁위원회, 대검 산하 검찰개혁위원회는 각각 권고안을 밝혔다. 두 위원회는 진상 규명에 검찰 외부 전문가를 포함시킬 것과, 검찰 내 성폭력 실태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 등을 권고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권고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한다”고, 문무일 검찰총장은 “위원회의 권고안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각각 밝혔다.

조사단에 외부 전문가가 참여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대검에 따르면 조사단은 단장 외에 부장검사급 부단장 1명, 여성ㆍ성폭력 분야 전문 검사와 대검 감찰본부 연구관, 여성 수사관 등 검찰 구성원 10여 명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조사단은 동부지검에 사무실을 설치하고 진상조사와 제도 개선을 진행할 방침이다.

법무부 간부가 지난해 안 전 국장의 성추행 사실을 인지하고도 즉각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폭로가 나와 ‘셀프 조사’에 대한 의구심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지현(45ㆍ33기) 검사의 대리인인 김재련(46ㆍ32기)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이날 JTBC에 출연해 “서 검사가 박 장관이 취임한 후 피해 사실을 전달했고, 공식적으로 면담을 요청했다”며 “서 검사가 장관 지정인(법무부 간부)을 지난해 추석 뒤 만나 진상 조사 요청을 했지만 이루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유미(46ㆍ30기)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 부장검사는 같은 날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후배 여성 검사님들께”라는 제목의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정 부장검사는 “동기 여검사들이 모여 옛날 얘기를 하다 보면 때론 화도 나고 슬프기도 하지만, 그래도 참 어려운 시기를 잘 지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여전히 부당한 성적 괴롭힘은 암암리에 존재할 것이다. 다만 우리는 더 이상 조직 내의 성적 괴롭힘 문제에 있어서 미개한 조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가해자에 대해 단호하게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다”며 “(서 검사의 사례를 보고) 혹시라도 후배님들이 “참아라”, “너만 다친다”는 반응이 우리 조직 내 일반적인 반응인 것으로 오해하여 말 못할 고민을 더욱더 꽁꽁 숨기고 혼자만 힘들어하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썼다.

정 부장검사는 다만 “고민을 들어달라, 가해자를 처벌받도록 해 달라, 징계받도록 해 달라, 격리시켜달라, 피해자를 보호해 달라는 등의 요구에 대해서는 팔 벗고 돕겠다”면서도 “피해를 당했으니 서울로 발령 내달라, 대검 보내달라, 법무부 보내달라는 등의 요구를 하신다면, 그런 요구는 도와드릴 수 없음을 깊이 양해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