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명수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몰렸다. 이 전대통령은 국정원, 군 사이버사령부 댓글 사건,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 수많은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지만 최근 최측근들이 검찰에 진술을 하면서 곤경에 처하고 있다.
이처럼 측근들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것은 무엇보다 대세가 완전히 기울어 버티면 혼자 당하는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자연스런 현상일수 있다. 그러나 이 전대통령의 과거 최측근을 대하는 태도에서 비롯됐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사건은 김희중 전 청와대 제 1부속실장이 배신을 하게 된 배경이다. 그는 성골 집사라고 불릴 정도 15년간 이 전대통령을 보좌한 최측근이지만 깊은 배신감을 느껴 사건의 깊은 내막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희중 전 실장은 검찰조사에서 국정원에서 받은 특활비를 해외출 때 달러로 바꿔 전달했고 영부인인 김윤옥 여사에게 까지 건넸다고 털어놨다.
정두언 전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실장의 배신엔 아내의 죽음이 있다”고 밝혔다.
2012년 7월 김희중 전 실장은 솔로몬저축은행 전 회장으로부터 1억8000만 원의 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구속됐다.
당시 여권은 충격을 받게 됐고 이 전 대통령의 문고리 인사가 비리 혐의를 받게 됐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청와대는 김 전 실장에 대한 자체조사를 진행하면서 김 전 실장은 사실상 청와대에서 쫓겨났다. 결국 김 전 실장은 1년 3개월 형을 선고 받았다.
2013년 9월 김 전 실장은 만기 출소를 1개월 앞둔 상황에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던 부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전 실장은 귀휴를 받아 문상객을 맞았지만 장례식장을 찾은 이는 많지 않았다. 이 전 대통령도 조문은커녕 화환조차 보내지 않았다.
달면 삼기고 쓰면 뱉는 이 전 대통령의 면모를 본 김 전 실장이 검찰조사에서 이 전 대통령을 두둔해 주지 않았던 것이다.
다스 수사와 관련해서도 측근들이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다스의 전 경리팀장이었던 채동영씨는 JTBC와 인터뷰에서 “지금도 다스 직원들한테 가서 물어봐요.다스 실소유주 누구냐. 그러면 이명박이라고 그러지”라고 말하며 다스의 실소유주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다스 전 사장이었던 김성우씨 역시 최근 검찰에서 다스의 설립과 관련해 이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 되면서 이 전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는 이들이 모두 김 전 실장과 같은 깊은 배신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김 전 실장에게 보인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이 전대통령의 면모가 측근들로 하여금 위기에 처한 주군을 위한 희생보다 각자 도생의 길을 선택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