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52시간 한도 근로시간에 포함 ‘사전동의+수당ㆍ휴가지급’ 필요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1. 한 시중은행이 지난달 충남 천안에서 진행된 신입행원 연수에서 무박 2일 100㎞ 행군을 진행했다. 도전정신 함양과 단합을 위해 10년 넘게 진행해온 ‘전통’이다. 지난해 10월 한 지방은행에서도 신입행원 64명이 교육의 일환으로 100㎞ 행군을 했다.
#2. 한 지방은행이 등산을 좋아하는 새 회장을 맞으면서 임원들 사이에서는 ‘등산 바람’이 불었다. 새 회장은 취임 직후 임원, 부서장들과 함께 12시간의 등산을 실행했다. 이후에도 매달 2차례씩 정기 산행을 하고 있다.
무박 행군이나 해병대 캠프 참여 등은 신입사원 연수에 ‘단골’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이런 군대식 교육은 근로기준법에 비춰보면 ‘레드카드’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시간이 주 40시간을 넘어서는 경우 미리 근로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설령 근로자의 동의가 있다 해도 그 범위가 주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 근로기준법 56조는 야간근로를 할 경우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한 수당을 지급하거나 이를 대체할 휴가를 주도록 정해놨다.
무박 2일 행군도 하루 8시간만 걷고 해산할게 아닌 이상 미리 직원들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행군을 포함한 해당 주의 근로시간이 총 52시간 이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수당이나 휴가 지급 등도 뒤따라야 한다.
‘회장님의 뜻’으로 진행되는 주말 임직원 등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근로복지공단 산재심사위원회에서 산재 범위를 정할 때도 금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진행되는 워크숍을 공식 업무라 판단했다.
법무법인 새날의 김기덕 변호사는 “주말 등산 역시 직원이 원하지 않는다면 강제할 수 없고, 직원 동의하에 진행한다 해도 휴일 근로로 봐야 한다”며 “휴일 근로인 만큼 시간외 근무수당도 나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 또는 관행라는 명분으로 ‘구태’가 자행되는 현실이 더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권자가 요구하는 행사에 “빠지겠다”고 말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어서다.
호남의 한 해병대 캠프 관계자는 “일부 기업은 직원 교육을 한다고 한 겨울에 바다입수 등을 주문해 대원들이 말릴 정도”라고 전했다.
행원 교육의 일환으로 비박까지 하며 1박2일로 지리산 종주를 했다는 한 시중은행 행원은 “교육을 보는 선배들의 태도가 제대를 앞둔 말년병장이 후임들의 훈련을 더 엄격히하라고 의견서를 적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kate0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