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빙그레·매일유업 등 가족친화적 직장문화 정착

“직장을 다니며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었는데, 긴 휴가로 당시 5개월난 딸아이와 온전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13년 직장생활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CJ제일제당 홍보팀 김현동 과장은 지난해 8월15일부터 총 2주간의 휴가를 다녀왔다. 그가 사용한 휴가는 CJ그룹이 지난해 기업문화 혁신의 일환으로 도입한 창의 휴가(Creative Challenge) 제도다. 입사일을 기준으로 5년마다 최대 4주간의 기회를 부여하며, 근속 연수에 따라 50만~500만원의 지원금을 받는다.

김 과장은 “가정에 집중해보자는 의미로 ‘육아대디’를 선택했다”며 “아침에 딸과 함께 눈뜨고 기저귀를 갈고 분유를 먹이고 산책을 나가는 등 소소한 일상을 누렸다”고 했다. 아빠와 딸이 가까워진 것을 보고 맞벌이 하는 아내가 더 좋아했다고 한다.

CJ그룹에서 운영중인 어린이집 ‘CJ키즈빌’.
CJ그룹에서 운영중인 어린이집 ‘CJ키즈빌’.

9일 유통가에 따르면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이 주목받으며 기업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00년도 대기업 최초로 호칭 파괴를 선도했던 CJ그룹은 워라밸을 향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5월 이재현 회장의 경영 복귀에 맞춰 ‘기업문화 혁신 방안’을 내놓고 일ㆍ가정 양립 제도를 보완했다.

1일 2시간, 최대 1개월간 근로시간 단축이 가능한 ▷긴급 자녀 돌봄과 12주~36주 사이 8주 추가해 2시간 근로 단축을 실현하는 ▷임신중 근로시간 단축을 비롯해 ▷배우자 출산휴가 확대로 현행 5일(유급 3일, 무급 2일)인 남성 출산휴가를 유급 2주로 늘렸다.

CJ그룹 관계자는 “직원들이 부담없이 퇴근할 수 있도록 자리마다 자율근무 시간표를 써두는 등 많은 노력이 있었고 현재는 자리를 잡아 직원들의 만족도가 크게 향상됐다”고 했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는 빙그레는 지난해 조직문화 개선 TFT를 발족시키고 활동 중이다. 직원들로부터 가장 좋은 호응을 얻고 있는 제도는 ‘휴(休)나인’ 제도다. 이는 평일에 휴가를 연속 5일 사용해 9일간 연속해서 휴가를 갈 수 있는 제도로 직원들의 충분한 휴식과 재충전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작년 기준으로 전체 약 85% 직원들이 해당 제도를 활용했다.

매일유업은 가족 친화적인 직장문화를 정착했다. 2009년 식품기업으로서는 최초로 가족친화경영 인증기업으로 선정된 매일유업은 2020년까지 재인증을 획득했다. 매일유업은 ▷매월 둘째ㆍ넷째 금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지정해 정시 퇴근 유도(월2회) ▷시차 출퇴근제ㆍ재택 근무제 ▷태교여행 ‘베이비문’ 등 다양한 가족친화 제도를 운영, 임직원들의 직장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또 저출산을 타개하는 키워드를 ‘아빠의 육아 참여’로 보고 아빠가 육아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아빠와 함께하는 꿈별캠프’, ‘아빠가 선물하는 베이비문’, ‘예비 아빠 육아골든벨’, ‘아빠 참여 예비엄마교실’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는 “좋은 삶이란 ‘균형이 잘 갖춰진 삶’”이라며 “기계적 균형이 아니라 ‘즐거움과 의미’라는 전체적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