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동 “朴, 이 부회장 물러났으면 좋겠다 발언”

-조 전 수석, “손경식 회장 만나서 朴 지시 전달”

-손경식 회장, “CJ가 정권에 잘못보였구나 생각”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박근혜(65) 전 대통령이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경영 퇴진을 직접 요구했다는 조원동(61)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조 전 수석은 손경식(78) CJ그룹 회장을 만나 박 전 대통령 지시를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조 전 수석은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말했다. 조 전 수석은 ‘이미경 부회장 사퇴 강요’ 의혹이 불거져 재판에 넘겨진 지 1년여 만에 법정에서 당시 상황을 털어놨다.

이날 조 전 수석의 말을 종합하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7월 4일 경제부총리 정례보고를 마친 뒤 조 전 수석을 따로 불러 이미경 부회장의 사퇴와 관련해 지시했다.

조 전 수석은 당시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CJ가 걱정된다”며 “손경식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이미경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조 전 수석은 이튿날 손 회장을 만나 박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에둘러 전달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수감된 상황에서 손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운을 뗐다. 손 회장이 회사를 진두지휘 하면 이미경 부회장이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꺼냈다.

3주 뒤 조 전 수석은 손 회장으로부터 확인 전화를 받았다. 손 회장은 반복해서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이 ‘VIP(대통령)의 뜻’인지 물었다. 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에게 직접 들었다”고 확인해줬다. 그러면서 “그냥 쉬라는데 뭐가 더 필요하냐. 검찰 수사가 이뤄지기 전에 하는게 좋겠다”고도 했다. 검찰은 이같은 조 전 수석과 손 회장의 대화 내용이 담긴 통화 녹음 파일을 법정에서 공개했다.

조 전 수석은 통화 녹음 파일이 청와대에 보고된 뒤 민정수석실의 감찰을 받게됐다. 이후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로 “CJ는 왜 그렇게 처리했느냐”는 질책을 들었다고 했다.

이날 오후 증언대에 오른 손 회장도 조 전 수석으로부터 ‘VIP 사퇴 종용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손 회장은 “조 전 수석의 무리한 요구에 내심 싫다고 하고 싶었지만 대통령의 권한 때문에 거절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검사가 “조 전 수석의 말을 들은 뒤 ’CJ가 정권에 잘못보였구나’ 하고 생각했느냐”고 질문하자 “네”라고 답했다. 손 회장은 조 전 수석과의 통화를 녹음한 경위를 설명하며 “이미경 부회장이 조 전 수석의 요구를 믿지 못해 이야기를 확실히 전달해주고 싶어 통화를 녹음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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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박근혜 전 대통령이 CJ그룹 인사에 부당한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증언하기 위해 8일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또 재판부는 이날 오후 강요미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조 전 수석에 대한 재판도 진행한다. 지난해 1월19일 2회 공판준비기일 이후 1년여 만에 열리는 정식 공판이다. 정희조 기자/che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