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라면시장 9% 간편식 34% 성장 신세대 건강·품질 위주 소비 반영 1인 가구 증가 편의점 확대도 영향 中도 라면 소비 줄고 간편식 늘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인구의 식량 해결방법은 분식이용 뿐이다.(중략) 라면은 전국에 공급되면서 국내 식량해결과 분식장려에 선구적인 구실을 하고 있다.”
1967년 7월 한 신문 기사는 라면을 이처럼 ‘구황식품’으로 묘사한다. 당시는 매일 한끼 밥 때우는게 걱정이던 시절이었다. 저렴한 가격(당시 10원)에 출시됐던 라면은 서민의 친구가 됐다. 가난한 집에서는 라면과 김치, 국수를 함께 끓여 식사를 해결했다.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제 국내 라면시장은 2조원 내외의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자취생의 주식’, ‘가장 싼 탄수화물’이란 수식어와 함께 말이다.
하지만 그 자리를 위협하는 경쟁자가 등장했다. 최근들어 힘이 붙은 신흥세력 ‘간편식’이다. 이는 편의점 도시락과 김밥, 즉석죽, 냉동밥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식품을 포괄한 범주다.
찌개키트ㆍ즉석만두와 튀김ㆍ파스타 등 ‘포괄적인 간편식’ 제품들은 제외하더라도, 관련 시장 규모는 이제 라면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간편식 국내 출하 실적은 지난 2015년 1조6823억원 수준이었지만 2016년에는 2조2682억원 규모로 크게 성장했다. 1년새 34.8% 증가한 모습이다.
경쟁상대가 된 라면도 시장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AC닐슨이 조사한 지난해 국내 라면시장의 규모는 2조950억원으로, 2015년(1조9220억원)에 비해 9.0% 성장했다.
국물라면은 1조5941억원, 국물없는 라면은 5009억원의 시장규모를 차지한다. 하지만 간편식의 성장세에는 못미친다.
실제로 일반 라면의 대표격인 신라면 국내 매출은 지난 2013년(4800억원), 2014년(4600억원), 2015년(4450억원), 2016년(4500억원) 등으로 매출액 4500억원 내외에서 정체되는 모습이다. 인스턴트 파스타도 지난해 시장규모가 196억원으로 전년대비 8.8% 감소했다.
통계적인 수치는 라면시장이 답보상태에 놓여있다는 분석이지만, 이를 1인가구 증가에 비춰봤을 때는 되레 감소한 수치라는 평가다. 지난 2015년 국내 1인가구의 비율은 전체 가구의 27.2%로, 2010년(23.9%)과 비교했을 때 큰 폭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1인가구는 급증했는데, 라면시장은 답보상태라는 것은 그것의 한계성도 보였다는 게 중론이다.
여기에는 현재 3만점에 육박하는 편의점 분포도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편의점들은 완벽에 가까울 정도의 활성화된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유통기한이 비교적 짧은 다양한 간편식을 획기적으로 배송하면서 소비자들에게 신선도 높은 간편식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점차 편의점 시장이 커지고, 1인가구가 증가할수록 간편식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이제 기호식품이 된 라면시장의 점유율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간편식의 성장에 따라 라면시장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비슷한 사례는 중국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소득수준이 오르면서 라면의 소비가 줄고 그 자리를 간편식이 차지해 가는게 중국 트렌드다.
최근 홍콩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10년새 가처분소득이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난 중국인들이 라면을 외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국 내 인스턴트라면 소비량은 385억개, 이는 라면 소비가 절정을 이뤘던 2013년(462억개)보다 17%나 줄어든 수치다.
샤오첸 둥팡 증권 애널리스트는 “신세대 소비자들이 건강과 품질을 중시하면서 인스턴트라면 등 가공식품을 멀리하고, 설탕과 지방이 덜 들어간 식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했다.
김성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