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민정수석 ‘국회 불출석’ 관행 답습 -野 “약속 위반” VS 與 “어불성설”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잘못된 관행도 적폐”라던 문재인 정부가 정작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국정감사 불출석을 용인하면서 스스로 적폐를 계승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1년 전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국감 출석을 요구했던 더불어민주당도 이번에는 ‘조국 엄호’에 나서면서 ‘조국=우병우’라는 공식을 자초하고 있다. 새 정부가 들어서도 민정수석의 국회 불출석을 성역화한 보수정권과 다를 것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6일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국정감사에서는 조 민정수석의 증인 출석 문제를 놓고 여야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부실 검증으로 인사 참사를 야기한 책임자로 조 민정수석을 지목했다. 정부 출범 6개월이 지나도록 내각 구성을 완료하지 못한데다 마지막 퍼즐인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마저 ‘편법 증여’ 논란에 휩싸이면서 조 민정수석의 출석을 압박했다. 야권은 홍 후보자를 “부실 검증의 끝판왕”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조 민정수석은 이날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청와대는 “민정수석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업무 특성상 불출석하는 게 관례”라고 일찌감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대신 조현옥 인사수석만 참석했다.
역대 정권에서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한 경우는 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ㆍ전해철 민정수석 뿐이다. 박근혜 정부 때는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이 “국회 운영위에 출석하라”는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지시를 거부하고 사의를 표명했고, 우병우 전 민정수석은 ‘국정농단’ 사건에도 불구하고 국회 출석을 거부했다.
김선동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예전에 민정수석을 나오라고 하는 것은 정치적 사건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지금은 민정수석의 다른 기능을 보자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인사 검증 부분을 짚어보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이를 회피하는 것은 국회의 정당한 국정감사 권한을 유린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은 민주당의 약속 위반을 지적했다. 권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6~7월 임시국회에서 조 민정수석이 국감 기관증인으로 채택되면 그 때 출석시키겠다고 양해를 구했다”면서 “이제와서 불출석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치 공세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조 민정수석을 엄호했다. 과거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도 사안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국정농단 사건이 드러났을 때도 이를 담당했던 우 전 수석을 출석시키지 않았다”면서 “그 때도 막았던 사람들이 인사 검증을 문제로 민정수석을 출석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집권 후 민주당 입장이 바뀌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적폐 청산을 내세우면서 민정수석의 국회 불출석을 답습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민정수석의 국회 출석 여부를 놓고 반복되는 정치 공방을 문재인 정부에서 끊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자신들이 유리하면 유리한대로 적용하고 잘못된 것은 적폐라고 비판하는 것 자체가 적폐”라면서 “결국 조 민정수석과 우 전 민정수석이 같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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