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SOC 예산, 올해보다 20%감축 여야 민감사안…막판 증액 가능성도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문재인 정부의 첫 예산은 복지·일자리 등 사람에 대한 투자는 대폭 늘리고 사회간접자본(SOC) 등 물적 투자는 축소한 것이 특징이다.
그러나 야당은 SOC 예산 감축이 경제 성장을 갉아먹는 사안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도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지역 민원성 SOC 예산’을 모른척할 수 없는 실정이다. 결국, 올해 예산정국에서 쪽지예산이 봇물을 이룰 가능성이 점쳐진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내년 SOC 예산은 17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0%가 삭감됐다. 금액으로 보면 4조4000억원에 달한다.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16조7000억원 이후 14년만에 최저치다.
문 대통령도 지난 1일 시정연설에서 경제라는 단어를 39회, 일자리를 13회 등을 언급한 반면 SOC는 단 한번도 언급하지 않았다. 문 정부가 SOC 투자를 통한 경제성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한 셈이다.
내년 SOC 예산 감축이 큰 사업은 일반철도 건설로 1조9000억원이 줄었다. 정부는 공사 지역에서 민원이 제기되거나 인허가가 지연되는 곳, 집행률이 60% 이하로 저조한 곳 위주로 철도건설 사업 예산을 깎았다. 고속도로 건설에서도 6000억원이 감소했다.
이로인해 야당은 SOC 예산 감축을 놓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국민의당은 ‘호남 SOC 홀대론’까지 내세우면서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정부가 지난 보수정권에서도 소외된 호남을 SOC 예산면에서 여전히 소홀히 대한다는 것이 국민의당의 주장이다.
야당 역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지자체들이 지역 공약 완수를 명분으로 반발하고 있는 상황으로 SOC 예산 배정을 홀대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SOC 일부 사업 예산들은 지난해 연말 국회를 거치면서 늘어났다. 늘어난 규모는 약 5300억원으로 교통시설특별회계와 지역발전특별회계 예산이다. 국회를 거치며 가장 많이 늘어난 SOC 예산은 광주와 목포를 잇는 ‘호남고속철도건설’ 사업이다. 당초 국토부는 75억원의 예산을 책정했지만, 국회를 거치며 730억원으로 늘어났다. 예산이 약 10배로 늘어난 것이다.
국회를 거치며 새로 만들어진 예산도 대부분 SOC 예산이었다. 217억원 신설 사업 2억원을 제외하면 전부 SOC 사업이다. 동부간선광역도로 건설에 100억원, 초정~화명광역도로 건설에 55억원, 화명동~양산광역도로 건설에 28억원 등이 국회를 거치며 예산에 추가됐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SOC 예산은 국회에서 확정 짓기 전에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경실련 등 시민단체들도 ‘국책사업위원회(가칭)’ 등 논의기구를 상설화해 SOC 사업을 심도 있게 검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oskymoon@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