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보복에도 신규면세점 흥행 이유는 ‘따이공’ -롯데免 월드타워 부진 이유도 ‘따이공’으로 지목 -면세업 생태계 흐려…정부 차원에 제재 이뤄져야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항상 분주한 인천공항 출국장. 그곳을 더욱 혼잡하게 만드는 것은 대차를 활용해 짐을 옮기고, 여행짐을 잔뜩 풀어 헤치고 있는 중국인 따이공(보따리상)들이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인터넷면세점에서 구입한 상품을 공항에서 수령한다. 그들이 가져가는 수북히 쌓여있는 짐이 그들이 따이공임을 방증한다. 업체에서 대차를 제공해주면 그를 통해 짐을 옮겨갈 정도다. 출국장 매장 한켠에선 짐을 잔뜩 펼치고 화장품을 다시 담는 중국인들이 보인다. 자신의 짐에 화장품을 구겨넣는라 정신없다. 구매한 상품이 아니고, 자신이 본래 쓰던 상품인 양 위장해 세관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다.
인천공항 출국장은 상품을 수령하는데 족히 1시간은 넘는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분주한 편이다. 국내 관광객들이 예상못한 대기시간에 크게 눈살을 찌푸리곤 한다.
이에 이 같은 따이공들의 ‘만행’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한중관계가 해빙 분위기로 돌아선 최근들어 더욱 그렇다.
지난 3월 중국정부가 금한령(禁韓令)의 정책기조를 펼치며 한국행 단체관광객의 비자발급을 원천 중단한 이래, 국내 면세점업계는 따이공들의 매출에 의존해 명맥을 유지해온 바 있다. 이는 지난 9월 면세점 매출액에서도 드러난다.
3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은 지난 9월 53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일 매출로 따졌을 땐 17억8000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폐점전까지 업계 매출액 3위를 기록했던 위상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대신 신규 면세점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신세계 명동점은 1437억원으로 업계 3위에 올라섰고, 두타면세점도 541억원으로 롯데월드타워점을 넘었다. 신세계 명동점은 일 매출 48억원 수준, 두타면세점도 18억원이 넘는 일 매출액이다. 업계에서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이 있기 전까지 신세계 명동점은 일매출이 약 20~30억원 수준, 두타면세점은 10~15억원 수준인 면세점으로 평가됐다. 그런데 사드보복 이후에는 매출이 더욱 상승하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업계는 이를 보따리상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영난으로 어려운 신규면세점들이 보따리상을 통해 매출 명맥을 이어가는 상황”이라며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매출이 유난히 빠져나간 이유는 거리가 먼 탓에 보따리상들의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따이공들이 주로 구입하는 상품은 해외 명품과 국산 메이커 화장품이다. 이들은 대개 구매수량에 제한이 있다. 또 따이공들은 제한된 시간동안 최대한 많은 상품을 구입해야 한다.
그 결과가 지난 9월 면세점 실적에서 드러났다는 중론이다. 에르메스ㆍ샤넬ㆍ루이비통 등 3대 명품이 입점해 있다고 해도 따이공들 입장에서는 너무 먼 롯데월드타워 면세점은 장점이 떨어진다. 갤러리아 면세점이 부진한 것도 같은 이유다. 이들 면세점을 찾는 것보단 명동과 용산, 장충동, 인사동, 동대문을 순회하는 게 효과적이다.
이들은 한국 면세점에서 구매한 상품을 중국 현지에서 싼 가격에 유통한다. 결과적으로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국산 화장품 업체에는 타격을 주게 된다.
면세업계에도 장기적으론 지장이 된다.
한 중소ㆍ중견 면세점에서는 따이공이 방문하면 상품 판매금액의 50% 가까운 금액을 제공하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에 나돌고 있다. 일부 시내면세점의 경우 따이공의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80~90%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다.
한 시내면세점 관계자는 “상품을 많이 구매하면 내국인 관광객에게도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따이공들에게도 할인혜택을 제공하는건 당연하다”면서도 “문제는 일부 면세점이 지나치게 많은 할인혜택을 제공하고 있는 점”이라고 했다.
단체관광객 재개의 긍정적인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따이공의 행동을 제한할 필요가 있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사드로 인한 보복이 개선되기 위해서는 앞으로 최소 6개월에서 많게는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요우커가 오지 않는 상황에서, 일선 면세점들이 보따리상을 통한 판매를 늘려둔 상황이라 이를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기형적인 구조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중론이다.
또 다른 시내면세점 관계자도 “많은 면세점들이 따이공을 통한 매출에 의존하고 있지만, 여기에 대한 규제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