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亞 순방, APEC 등 이벤트 굵직
-한ㆍ미ㆍ중ㆍ일 연쇄 정상회담 예고
-北 최장 휴지기 깨고 추가 도발?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다음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아시아 순방에 따른 한미ㆍ미일ㆍ미중 정상회담, 한중 정상회담 등이 예정된 ‘외교 슈퍼위크’가 열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장 기간 도발을 멈추고 있는 북한이 ‘외교 슈퍼위크’를 맞아 추가 도발에 나설지 관심이 모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하와이를 거쳐 일본, 한국, 중국, 베트남, 필리핀 순서로 12일 동안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나선다. 이를 계기로 한미ㆍ미일ㆍ미중 정상회담에 잡혀 한반도 정세와 북핵을 둘러싼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을 계기로 10~11일 중 베트남 다낭에서 가질 한중 정상회담도 변수다.
북한 정권과 ‘말폭탄 전쟁’을 벌인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첫 아시아 방문 자체가 북한의 심기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뒤 이달 3일까지 약 한달 반 동안 추가 도발을 하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장의 휴지기다. 다만 언제든지 추가 도발에 나설 준비가 돼있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 순방을 도발의 명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가정보원은 지난 2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북한이 올 연말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인출과 재처리 활동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평양 소재 미사일 연구시설에서 차량이 활발히 움직이는 등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한 정보위원은 “국정원이 북한의 고체연료 실험을 의미심장하게 보고했다”고 했고, 또 다른 정보위원은 “북한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추가 시험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국정원이 분석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을 앞두고 북한과의 신경전은 이미 시작했다.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 2대가 2일 오후 가상 공대지 폭격 훈련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이에 대해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위협했는데, 이 보도는 미 공군이 B-1B 훈련을 공식 발표하기 전인 이날 새벽 나왔다. 통신은 B-1B 편대의 구체적인 비행경로를 상세하게 공개하기도 했다.
가장 큰 불꽃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기간인 8일 실시하는 국회 연설에서 튈 것으로 예상된다. 허버트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굳건한 한미 동맹과 국제사회의 북핵 대응 공조를 핵심 주제로 삼을 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순방 기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수위 조절 여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그러는 걸 본 적이 있느냐. 분명한 건 대통령께서 자신이 원하는 단어를 쓰실 거라는 점”이라고 단언하며 강경 발언을 예고했다.
다만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순방에 맞춰 로널드 레이건호 등 핵추진 항공모함 3척을 한반도 인근에 전개하고, B-1B 랜서가 대북 위협 비행을 계속하는 등 무력시위를 이어가고 있어 북한으로서도 도발을 결단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또 지난달 중순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북한 지도부를 겨냥한 모의 폭격 훈련 등 군사 옵션 준비 상황과 억제력을 과시하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효과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점도 추가 도발의 걸림돌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