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납된 국정원 돈 용처 규명에 檢 수사력 집중 -국회, 선거자금ㆍ朴 옷값ㆍ시술비 의혹 쏟아져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안봉근,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에 이어 조윤선,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비서관까지 ‘국가정보원 뇌물 상납’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국정원을 둘러싼 파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박근혜 정부를 겨냥했던 검찰 수사가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 의혹을 거쳐 1년 만에 ‘뇌물 스캔들’로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문고리 권력’으로 불렸던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과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은 전날 체포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국정원 측 특수활동비를 정기적으로 상납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검찰 수사는 국정원 돈이 두 전직 비서관을 거쳐 어디로 최종 흘러 들어갔는지 구체적인 용처를 밝히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 내내 국정원 예산을 총괄했던 이헌수 전 국정원 기조실장의 진술에 따르면 2013~2015년엔 안 전 비서관에게 돈을 상납했으나 2015년 이후 대상을 바꿔 이 전 비서관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비서관은 2015년까지 청와대 제2부속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앞서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제2부속실은 일명 ‘보안손님’이라 불리는 김영재 성형외과 원장의 청와대 출입을 관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제2부속실에서 근무했던 윤전추, 이영선 전 행정관은 탄핵심판 때 “박 전 대통령의 의상을 찾으러 신사동 의상실에 갔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2014년 ‘정윤회 문건’ 파문을 겪은 청와대는 2015년 1월 제2부속실을 폐지했고, 안 전 비서관은 제2부속비서관에서 국정홍보비서관으로 직책을 바꿔 달았다. 때문에 국정원이 2015년까지 안 전 비서관에게 상납한 돈이 당시 제2부속실 업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전날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옷값, 성형 시술비 등을 누가 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청와대에 상납된 돈의) 용처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정원 돈이 박 전 대통령의 개인 용도로 사용됐을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이다.
이외에도 국회 법사위 위원들은 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나 불법 선거자금, 친박계 정치인들의 정치자금 가능성을 제기하며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강도 높은 수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검찰 관계자는 “아직 정치권으로 흘러 들어간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선을 그었다.
아울러 조윤선, 현기환 전 정무수석까지 국정원으로부터 매달 5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당시 이들의 상관이었던 김기춘,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검찰 안팎에선 이병기 전 비서실장이 2014년 7월부터 2015년 2월까지 국정원장을 하다가 청와대에 입성한 만큼 국정원과 청와대 사이의 상납 관행을 알고 있었거나 직접 관여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 전 비서실장은 전날 검찰 압수수색을 받아 조만간 소환이 예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