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나갔던 펀드들 지금은.. - 2017년 ‘올해의 펀드’ 자리, 신영ㆍ슈로더운용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과거 ‘올해의 펀드’로 불리며 투자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펀드들이 대체로 과거의 영광을 유지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펀드의 유행은 빠른 속도로 바뀌었다. 올해는 신영과 슈로더투신운용의 ‘중소형’, ‘이머징’ 펀드가 사랑을 받았다.
1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연도별 자금유입이 가장 많았던 국내주식형과 해외주식형 펀드들의 설정액 추이(연초 기준)를 집계한 결과, 최고점 대비 평균 26.8%의 설정액 감소를 기록했다. 평균 감소액은 6000억원 수준이다.
판매사 관계자는 “펀드도 유행을 타는 경향이 있어 한번 대세 펀드로 이름을 알리면 자금을 단기간에 쓸어담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1조원의 저주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설정액이 1조원을 넘어서며 한때 잘나갔던 펀드들이 과거의 영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과거 인기를 끌었던 국내주식형 펀드 가운데 자금 유출이 가장 심했던 상품은 ‘교보악사파워인덱스’였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이 펀드는 국내 증시와 흐름을 같이했다. 2010년~2011년 증시 상승기와 함께 펀드 수익률도 고공행진하자, 2012년 가장 높은 인기를 보여 설정액이 2조6000억원 규모로 불어났다.
하지만 증시가 장기 박스권에 머물면서 펀드의 인기는 급속도로 식었다. 지난 5년간 설정액이 반토막 났고, 현재는 9000억원대 규모의 펀드로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수익률이 25.9%로 회복됐지만 여전히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 관계자는 “인덱스펀드의 특성상 코스피 등락이 크지 않았던 지난 몇 년간 투자자들의 환매가 많았다”며 “증시가 다시 주춤하면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밖에 박스피(박스+코스피) 시기 인기를 구가했던 가치투자 펀드들도 투자자들의 이탈을 피하지 못했지만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13년과 2014년 자금 유입 1위를 기록한 ‘신영밸류고배당’과 2015년에 전성기를 누린 ‘메리츠코리아’ 펀드의 설정액은 각각 고점 대비 24%, 40%가량 줄어들었다. 1조7000억원 규모의 펀드로 성장했던 메리츠코리아 펀드는 2년간 이어진 환매에 1조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운용사 관계자는 “가치투자 펀드들도 투자자들의 차익실현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장기 투자자가 많아 상대적으로 이탈 규모가 크지는 않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해외주식형 펀드들은 지난 5년간 ‘글로벌소비재→유럽→베트남→신흥국’ 순서로 트렌드가 바뀌었다. 2012년과 2013년에 대세 펀드였던 ‘미래에셋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와 2014년과 2015년 자금 유입 1위 펀드였던 ‘슈로더유로’는 모두 설정액이 전성기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 펀드는 여전히 자금을 끌어들여 올 들어서만 설정액이 40% 증가했다.
한편 2017년 ‘올해의 펀드’ 자리는 국내주식형과 해외주식형 각각 ‘신영마라톤중소형주’, ‘슈로더이머징위너스’ 펀드가 차지했다. 신영자산운용이 3년여 만에 선보인 펀드로 화제를 모았던 ‘신영마라톤중소형주’ 펀드는 지난 7월 출시한 후 석 달 만에 2500억원을 끌어모았다.
슈로더투신운용의 ‘슈로더이머징위너스’ 펀드는 출시 10년 만에 부흥기를 맞이했다. 신흥국 시장의 호조세와 함께 인기를 얻은 이 펀드에는 올 들어 24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지난 5년간 유입된 금액(2200억원)보다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