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신용자 고마진 장삿길 막혀 카드사ㆍ할부사와 경쟁 심화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정부가 내년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3.9%포인트 내리기로 결정(현행 27.9%→내년 2월 24%)하면서 저축은행업권의 수익성이 급감할 전망이다.
1일 예금보험공사 등의 분석에 따르면, 국내 금리상황은 저축은행의 실적악화를 압박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그동안 개인신용대출 금리를 최고한도까지 올려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극대화해왔다. 예금보험공사 통계를 보면 지난 6월 기준 총 79개의 저축은행 중 평균 가계신용대출금리가 24%를 넘는 곳은 15곳(19%)이다. 평균 가계신용대출금리가 20% 이상인 곳은 28곳(35%)에 달한다. 대출원가율이 약 13%에서 20% 정도인 4~7등급 신용자들에게 22%~27% 사이의 고금리를 부과해 마진율을 높여온 결과다.
그런데 정부는 전날 “법정 최고금리를 24%로 인하하는 내용의 ‘대부업법 시행령’과 ‘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령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며 “내달 7일 이런 내용을 공포한 뒤,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2월 8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정 최고금리가 내려가면 ‘고마진구간’이 사라지게 된다. 특히 지난해 3분기까지 신규취급액이 1조 3790억원으로 가장 많았던 신용 6등급자 대출구간에서 마진율이 7.16%(대출금리 25.06%-대출원가 17.90%)에 달했던 것을 고려하면, 수익성 감소는 필연적이다.
박종옥 예보 저축은행관리부 경영분석팀장은 “대출금리 인하가 불가피하고, 그 결과 수익감소가 예상된다”며 “할부금융사, 카드사 등과의 금리격차가 축소돼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신용도에 비해 높은 금리를 부과받는 차주가 다른 업권으로 이탈, 저축은행에는 ‘한계차주’만 남아 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다.
예보는 “대출원가의 핵심요소인 ‘신용원가’는 각 업체의 노하우, 누적데이터, 인프라에 따라 정확도가 크게 달라지므로 수익성 없는 대출을 걸러내려면 스스로 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차별화된 서비스 및 상품 출시를 통한 중금리 대출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도 시급한 과제로 지목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