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조사결과 도비탄 아닌 유탄으로 결론
-사격장 경계병, 이동 부대 제재 하지 않아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강원도 철원 육군 부대에서 발생한 총기 사망사고의 원인이 도비탄이 아닌 직접 사격에 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목표물을 겨냥한 조준 사격이 아닌 목표물에서 빗나간 유탄으로 추정된다.
9일 국방부 조사본부는 “국방부 장관 지시에 따라 특별수사를 진행한 결과 이모 상병은 인근 사격장으로부터 직선거리로 날아온 유탄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사본부는 이날 국방부에서 브리핑을 열고 그동안 사망 원인에 대해 도비탄과 직접 조준사격, 유탄 등 3가지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여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당초 이 상병의 사망 당시 국방부는 사망 원인을 도비탄(딱딱한 물체 등과 충돌해 방향이 바뀐 총알)으로 추정한 바 있다.
강원도 철원 육군 6사단 소속 이모(22) 상병은 진지 공사를 마치고 부대원 20여명과 함께 복귀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당시 주변 사격장에서는 사격 훈련이 이뤄지고 있었지만 주변 영외 도로에 대한 통제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조사본부는 “당시 사격장 끝 방호벽에서 사고 장소까지 약 60m의 구간은 나무와 풀이 우거져 있고, 사격 지점에서 사고 장소까지 거리는 약 340m로 육안에 의한 관측 및 조준사격이 불가능하다”며 “사격훈련부대 병력들이 병력 인솔부대의 이동계획을 사전에 알 수 없었으므로 이동시간에 맞추어 살인 또는 상해 목적으로 조준사격을 계획한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이라고 말했다. 또 유탄 가능성에 대해 “가스작용식 소총의 특성상 사격 시 소총의 반동이 있고, 사격장 구조상 200m 표적지 기준으로 총구를 2.39°만 위로 올려도 총알이 사고 장소까지 직선으로 날아갈 수 있다”며 “사격장 사선으로부터 280m 떨어진 방호벽 끝에서부터 60m 떨어진 사고장소 주변의 나무 등에서 70여개의 피탄흔이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하면 유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사본부는 사고원인에 대해 “병력인솔부대와 사격훈련부대, 사격장관리부대의 안전조치 및 사격통제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하며 향후 대책을 내놨다.
먼저, 경계병에게 명확하게 임무를 부여하지 않은 사격훈련통제관인 최모 중대장(대위)과 병력인솔 부대의 간부인 박모 소대장(소위), 김모 부소대장(중사) 등 3명에 대해선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또 6사단 사단장(소장)과 참모장(대령), 교훈참모(중령) 등 책임간부 4명과 병력인솔부대 등 관련 실무자 12명 등 총 16명에 대해서는 지휘·감독 소홀과 성실의무 위반 등의 책임으로 육군에서 징계 조치를 취한다.
수사본부는 “병력인솔부대가 진지공사 후 도보로 복귀하던 중 사격총성을 듣고도 병력이동을 중지하거나 우회하지 않고 그대로 지나가는 등 안전통제가 미흡했다”며 “영외 전술도로에 경계병 투입 시 명확한 임무를 부여하지 않아 경계병에 의한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사격장관리부대는 사격장에서 영외 전술도로 방향으로 직접 날아갈 수 있는 유탄에 대한 차단대책을 강구하지 못했다”며 “사격장 및 피탄지 주변 경고간판 설치 부실 등 안전대책이 미흡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사단사령부 등 상급부대에서는 안정성 평가 등을 통해 사격훈련부대와 영외 전술도로 사용부대에 대한 취약요소를 식별하지 못하는 등 조정 및 통제 기능 발휘가 미흡했다”고 덧붙였다.
수사본부는 사망사고의 원인이 된 총알이 어느 총기에서 발사됐는지 여부에 대해 “사격장에서 사용한 12정의 총기를 수거해 비교를 시도했지만 총알이 사입구에 들어가면서 총알 훼손돼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사망한 이모 상병의 부대 인솔 소대장이 음악 듣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선 “블루투스 스피커로 부대원들에게 (도보 중)지루하지 말라고 들려준 것”이라고 말했다.
총기사고에 대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의 특별수사 지시 이후 구체적인 수사가 이뤄진 정황에 대해 유명인사 자제 등 특정인 비호 의혹에 대해선 “절대 아니다”라고 답했다.
육군은 해당 사격장에 대해 즉각 사용중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현재 가동 중인 모든 사격장에 대한 특별점검을 통해 안전 위해요소를 파악할 계획이다.
국방부는 “이모 상병에 대해 순직으로 처리해 추서 진급 후 사단장 주관 장례를 치를 계획”이라며 “대전 현충원에 안장하고 보상은 관련 부처에서 법률이 정한 대우에 의해 진행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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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국방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