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위협에 절체절명 위기…대기업 功 인정하고 활용을” -“내달 대국민보고회 형식 ‘산업생태계 혁신방안’ 제시할 것” [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 “중국의 인구는 현재 우리의 30배다. 하지만 실질창업은 한국 보다 300배나 많다. 올해 1∼6월 양국 신설법인 수가 이를 말해준다. 당장 내년이 걱정이다. 4, 5년 뒤를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하다.”

“일본은 또 어떤가. 정부의 전폭적 지원 아래 중소·벤처 중심으로 산업생태계 전환에 한창이다. 쇠락해가는 산업의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이다. 그 결과 기술창업이 활발해지고 일자리가 남아도는 지경이다.”

오래 전부터 이골나게 들어온 한국경제의 샌드위치론, 넛크래커 얘기일까. 아니다. 수출현장에서 10여년 직접 중국, 일본과 부딪히며 성장해온 그의 말은 증언처럼 들렸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얘기를 그는 이처럼 실감있게 전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지난 12일 기자와 만나 재벌·대기업의 잘 갖춰진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벤처기업과 결합,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지난 12일 기자와 만나 재벌·대기업의 잘 갖춰진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벤처기업과 결합,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건준(52) 벤처기업협회장(크루셜텍 대표)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밝혔다.

안 회장은 “한국경제의 위기상황은 유럽, 미국 등 멀리 볼 것도 없다. 이웃 중국과 일본에 점차 포위돼 가는 형국이다. 중국의 굴기와 일본의 부흥은 현실적으로 닥쳐오고 있는 가장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법으로 재벌·대기업의 세계적 인프라와 중소·벤처의 기술력 및 혁신성의 결합을 제시했다. 양자의 장점을 결합하는 상생형 상태계를 구축할 경우 승산이 있단 것이다.

안 회장은 “우리 경제는 싫든 좋든 60년 넘게 재벌·대기업 위주로 형성돼와 글로벌화에 성공했다. 우리 경제를 벤처생태계로만 운영할 수는 없다. 대기업 하드웨어 제조기반을 가진 것은 한국경제의 큰 강점”이라며 “이를 중소·벤처 생태계와 상생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현 시점에서 가장 좋은 해법이자 위기 대응방안”이라 역설했다.

그는 중국의 사드보복에 대해서도 우려를 하면서 내년부터는 그 여파가 중소·중견기업에 본격적으로 닥칠 것으로 내다봤다. 대중 수출이 제조업에 집중돼 있는데, 이 부분의 타격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기업과 중소·벤처가 공동전선을 만들어 대응해야 한다고 안 회장은 제안했다.

그는 “50여년 재벌·대기업 생태계만 존재했는데, 20년 전 여기에 벤처생태계가 추가됐다. 이제 양대축의 조화를 통한 시너지가 대외적 위협에 대응하는 유일한 방안”이라며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방법을 찾아주면 된다”고 했다.

또한 정부에 대해서는 창업과 신기술 관련한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줄 것을 주문했다. 연대보증제도, M&A 및 스톡옵션 관련 과세법 개선, 코스닥 독립 등을 들었다.

특히, 규제개선의 속도가 신산업 형성 및 발전을 따라가지 못해 발목을 잡는 상황, 기존 기득권 산업의 이해관계에 따른 규제로 신산업 분야의 혁신적 창업이 저해되고 있다고 안 회장은 지적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지난 12일 기자와 만나 재벌·대기업의 잘 갖춰진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벤처기업과 결합,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지난 12일 기자와 만나 재벌·대기업의 잘 갖춰진 인프라를 활용해 중소·벤처기업과 결합, 상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벤처기업계는 다음달 이런 내용을 담아 대국민보고대회 형식으로 ‘산업생태계 혁신방안’을 제시한다. 중국, 일본으로 인해 우리 경제는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임을 온 국민들이 직시해달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벤처협회, 이노비즈협회, IT여성기업인협회, 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벤처캐피탈협회, 소프트웨어산업협회, 여성벤처협회 등 7개 단체는 26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혁신벤처단체협의회’를 출범시킨다.

협의회는 벤처기업의 애로사항을 취합하고 해결책을 발굴, 정부에 반영을 건의하는 대정부 협의창구의 역할을 수행한다. 협의회에 합류한 각 단체는 정책개발과 규제개혁 협업을 진행하게 된다.

창업을 주저하는 청년들에게 안 회장은 2가지 길을 제시했다. 스스로 창업자가 되거나 기업내 창업팀 혹은 창업기업에 들어가면 된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청년이 창업을 두려워해선 안된다. 리더를 따르거나 리더를 보충하는 역할도 있다”며 “눈높이를 낮추면 일자리는 남아도니 창업이 여의치 않으면 일단 취업한 뒤 기회를 찾으면 된다. 일을 하면서도 그런 꿈을 키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안 회장은 삼성전자 연구원으로 일하다 2001년 광통신기업 크루셜텍을 설립한 1.5세대 벤처인이다. 당초 ‘삼성전자의 2인자가 되겠다’는 목표로 출발했다 ‘삼성전자와 같은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로 바꿨다. 크루셜텍은 스마트폰용 지문인식모듈이 주력이 되면서 지난해 3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freihei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