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번가 중심 성장전략 검토…협력방안 모색 중 - “경영권 없인 의미 없다”…롯데ㆍ신세계 논의 중단

[헤럴드경제=이정환ㆍ정윤희 기자]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오픈마켓 11번가 경영권 매각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11번가를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 8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최근 사내 임원회의에서 “11번가는 미래의 커머스 플랫폼으로 진화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중요한 성장 동력으로, 매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11번가를 통해 미래 커머스를 선도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며 “11번가가 중심이 되고 주도권을 갖는 성장 전략만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11번가와의 결합을 통해 다양한 주체들과의 협업과 제휴 등을 맺고 국내 최고의 커머스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사장의 11번가 매각 공식 부인은 매각설에 이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직접 인수 검토를 언급한데 대한 답변으로 풀이된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달 24일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 그랜드오픈 기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온라인사업 강화를 위해 11번가 인수를 검토해 본 것은 사실”이라며 “연말께 깜짝 놀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한바 있다.

11번가는 SK텔레콤이 지분 98.5%를 보유한 SK플래닛이 운영하는 오픈마켓이다. 지난해만 2000억원 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K텔레콤은 당초 11번가를 완전히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아마존의 성장세를 본 최태원 회장의 인식 변화로 경영권은 유지하되 지분 일부만 매각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 사장은 “아마존과 월마트의 경쟁은 아마존의 대승리”라며 “미래 유통시장의 성장은 e커머스가 견인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11번가 매각 대신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겠다며 가능성은 열어뒀지만, 유통업계에서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롯데와 신세계그룹은 논의를 중단했다. 경영권은 보유하고 지분 투자만 원하는 SK플래닛 입장과 달리 인수후보군으로 거론됐던 롯데, 신세계 등이 “경영권 확보 없이는 실익이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SK플래닛 측에서 경영권을 넘겨주지 않는 조건으로 50% 안팎의 지분 투자를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회사들도 지분 투자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