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청년 취업대란은 과연 언제나 해소될 수 있을까. 사상 최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취업 사정이 개선되려면 물론 경제상황 개선과 경제ㆍ사회 구조의 변화가 필수적이지만, 출생아 수 추이로도 어느 정도는 가늠해 볼 수 있다.
출생아 수 추이로 보면 앞으로 3~4년이 청년층 고용대란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이며, 최소한 10년 후에는 지금과는 정반대로 구인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1900년대 초반 출생아 수가 70만명을 넘었지만 2000년대 초반엔 40만명대로 급락하기 때문이다.
3일 통계청의 ‘2016년 출생통계’를 보면 출생아 수는 1980년대말 60만명대 초~중반에서 1991년 이후 70만명대로 올라섰다.
연도별 출생아 수를 보면 1988년 63만명, 1989년 64만명, 1990년 65만명으로 꾸준히 늘어나지만 대체로 60만명대 중반 이하에 머물렀다. 그러던 것이 1991년 71만명으로 1년 사이에 6만명이 늘어나면서 한단께 상승하고, 1992년에는 73만명대로 훌쩍 높아졌다. 이어 1993~1995년에는 매년 72만명 안팎의 출생아 수를 기록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출생아 수가 최대를 기록한 것이다.
이는 한국전쟁 직후 1954년에서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들이 결혼 적령기인 30대에 진입하고, 이들의 자녀, 이른바 ‘에코세대’가 1990년대 초반에 집중적으로 태어났기 때문이다. 학업을 마친 후 20대 후반이 되었을 때 청년층이 취업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현실을 감안할 때 에코세대들이 취업시장에 나서는 시기는 대략 2010년대 중반~2020년대 중반 시기가 된다.
실제로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을 보면 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청년 실업률은 2012년까지만 해도 7%대에서 움직이다 2013년 8.0%, 2014년에는 9.0%로 크게 높아졌다. 이후 2015년 9.2%, 지난해 9.8%로 높아졌고 올해도 이런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출생아 수는 급격한 속도로 감소한다. 1996년엔 69만명, 1997년엔 68만명으로 완만하게 줄어들다 1998년에는 63만명대로 떨어지고 1999년에는 61만명으로 줄어든다. 10년도 안되는 시기에 출생자가 10만명 상 감소하는 것이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40만명대로 감소한다. 출생아 수는 2001년 55만명에서 2002년 49만명으로 1년 사이에 6만명이 줄고, 2004~2015년 10여년 동안 40만명대 중반을 기록하다 지난해에는 40만명에 턱걸이했고, 올해는 40만명 선 붕괴가 확실시된다.
취업시장에 뛰어드는 청년층이 2020년대 중반에는 최근 몇년 평균에 비해 20만명 줄어들고, 2020년대 말부터는 30만명 가까이 감소하는 셈이다. 경제상황에 큰 변화가 없다고 가정할 경우 2020년대 중반 이후엔 구인난이 심화될 개연성이 높은 셈이다.
한국보다 20여년 앞서 저출산 국면에 진입한 일본의 사례도 참고할 만하다. 일본은 경제버블이 붕괴하고 경제난이 겹친 1990년대 최악의 청년 취업난을 겪었지만, 청년층 인구감소가 본격화하면서 실업률이 개선되기 시작해 최근엔 구인난을 겪고 있다. 일본의 청년 고용시장에 반전이 일어난 데에는 경제상황 변화가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인구구조 변화가 그 기저에 있었던 것이다.
결국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 청년 취업난은 앞으로 몇년이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부문 채용확대, 청년구직수당 지급, 중소기업의 청년고용 2+1 지원 등에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경제상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노동시간의 단축 등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앞으로 몇년 동안 청년 취업난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물론 기업과 노동계, 시민사회가 이러한 고통을 나누는 연대의 정신이 절실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