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진상조사 후 “실무자 실수” “외부인사 개입 없고 관행” 해명 교수협의회 “신뢰 못한다”비판 추가의혹 제기…법적대응 시사
외국 기관의 대학 평가 과정에서 설문자료를 허위로 작성해 제출했다 순위권 제외 판정을 받은 중앙대학교가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교수협의회가 추가 의혹을 제기하는 등 학내 갈등은 더 심화되고 있다.
26일 중앙대와 교수협의회에 따르면 대학 측은 지난 19일 내부적으로 자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QS(Quacquarelli Symonds) 세계 대학평가’ 과정에서 중앙대가 순위권 제외 판정을 받게 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중앙대는 지난달 8일 영국의 대학평가 기관인 QS가 발표한 올해 세계 대학 순위에서 ‘졸업생 평판’ 자료 조작을 이유로 순위권에서 제외 판정을 받자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열고 지난달 26일부터 내부 조사에 나섰다.
학교 측은 대학 평가 업무를 담당하는 차장급 실무자가 지난해 다른 사람의 명의를 이용해 중앙대를 선호한다는 내용의 설문을 임의로 조작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2010년 이후 지인 등의 명의를 차용해 설문을 대리 입력하는 것은 관행”이라는 담당 팀장의 진술도 공개되면서 그동안 관행적으로 평가 조작이 이뤄져 왔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학교 본부 차원의 조직적 개입은 없었고 ‘실무차원의 관행’이자 ‘실수’라는 내용의 조사 결과에 학내에서는 조사 결과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특히 중앙대 교수협의회는 공개적으로 학교 측의 조사 결과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자체 진상조사위원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교수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진상조사위원회는 결국 총장단과 대학본부의 불법적 ‘관행’에 면죄부를 주는 데 그쳤다”며 “ ‘실무차원의 관행’은 부정행위가 아니고 ‘실수’이며, 매크로를 사용한 자동 입력이 아닌 수작업이었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을 일이라는 뉘앙스마저 담겨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조작 건수를 두고서는 자체적으로 진상 조사를 진행 중인 교수협의회 측에서 학교 측에서 발표한 400건의 부정 입력 외에도 5300건이 추가로 부정 입력됐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조작 입력을 하는 프로그램을 학교 본부가 외부 업체에 돈을 주고 구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 학교 측 진상보고서에는 ‘지난 3월 18일 실무자가 지인에게 대리 입력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문의해 지인이 자동화 프로그램을 제작, 실무자에게 건넸다’고 명시했다.
진상결과를 발표하는 학교 측의 태도에 관한 문제도 제기됐다.
조사위원회가 보고서에 “기업 평판은 일종의 투표로 실무자로서는 응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호소를 할 수밖에 없다”고 명시하면서 사실상 정상참작을 인정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는 “학교 측이 떨어지는 대외 이미지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며 “대학의 신뢰 문제를 단순한 실수 또는 의욕 과다로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실무자 혼자 전체 대학 평가 과정에 부정을 저질렀다는 대학 측의 설명을 믿을 수 없다”며 “오는 31일까지 학교 측에 답변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내용증명 발송 등 법적인 대응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오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