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오는 17일부터 3~4개월에 걸쳐 환자 약 15만명을 대상으로 입원했던 병원의 의료서비스 수준을 평가한다. 평가결과가 환자유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병원과 의료진은 예행연습을 하는 등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평가결과는 내년 상반기쯤 공개된다.
복지부는 13일 “상급종합병원 등 500병상 이상 규모를 가진 의료기관 총 95곳에 1일 이상 입원했던 19세 이상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별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측정하기 위해 심평원이 환자 경험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설문조사는 연령·성별·진료과목에 따른 표본을 선정해 전화 설문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사 대상자의 전화번호는 환자가 입원했던 병원을 통해 수집한다. 만약 본인의 전화번호 제공을 원하지 않는 국민은 입원 시 병원 측에 거부의사를 전달하면 된다. 이번 조사는 ▷간호사 서비스 ▷의사 서비스 ▷투약 및 치료 과정 ▷병원 환경 ▷환자 권리보장 등과 연관한 총 24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복지부와 심평원은 이와 관련, 각 의료기관에 포스터·리플릿·배너 등을 배포해 국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이번 평가는 입원경험이 있는 환자로부터 직접 병원별 의료서비스의 수준을 측정하는 만큼 환자중심의 의료문화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의료계는 환자경험’(Patient Experience)조사가 참여한 환자의 성향, 치료결과 등에 따라 평가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고도 치료결과가 안 좋게 나와 병원에 불만을 가진 환자가 있을 수 있고, 이런 경우 서비스 수준에 상관없이 악의적으로 전화상담에 응할 가능성이 크므로 조사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 소재 주요 대학병원들은 환자 경험조사에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공지를 띄우고, 환자 서비스 향상을 위한 특별교육을 시행하는 등 철저한 대비에 나서고 있다. 규모가 작은 일부 의료기관은 별도의 비용을 들여 사설업체에 미리 ‘예행연습’을 하는 사례도 있다. 대한중소병원협회 관계자는 “현재 대학병원과 중소병원은 인력·장비 등 기본적인 요건에서 상당한 격차가 벌어져 동일한 기준으로 환자 경험조사를 시행하는 것은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환자단체는 환자 경험조사에 대해 기대가 크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영국에서도 환자경험조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편설문 응답률이 약 70~80%에 이를 정도로 참여율이 높고, 객관적인 평가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 경험조사가 정착되면 병원과 의료진이 환자만족도에 더 신경을 쓰고, 의료서비스수준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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