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기간 3년넘은 기간제 2.9% 불과 1년 미만 비중은 41.7%로 크게 늘어 고용주, 법 피하려 해고·재고용 반복 -법률상 정의 없어 분류기준 제각각 노사정 비정규직 범위 놓고 논란만…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하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초미의 관심사다. 전체 근로자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진 비정규직은 우리 사회·경제적 문제의 근원으로 지목되고 있다.
비정규직은 정규직과 달리 고용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거나, 근로시간이나 근무방식이 다른 근로자들을 총칭하는 개념이다. 다만 법률 용어는 아니다. 비정규직법 역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법’이나 ‘파견근로자 보호법’ 등을 묶어 부르는 말이지 실체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처럼 정확한 정의가 없기 때문에 비정규직의 범위 또한 지속적인 논란의 대상이다.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의 비정규직 분류 기준이 다를 정도다.
▶어디까지 비정규직?…모호한 개념= 현재 비정규직에 대한 명확한 법률적인 정의가 없다. 이로인해 정부와 노동계, 산업계 사이 정규직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를 두고 논란이 뜨겁다. 개념과 범주, 수치 등에서 차이가 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비정규직 개념은 2001년 노사정위에서 발족한 ‘비정규직근로자대책특별위원회’ 논의 결과, 2002년 고용형태에 따라 고용계약기간, 근로제공의 방식, 고용의 지속성, 근로시간 등 국제적 기준과 우리나라 특성을 고려해 규정했다. 한시적 근로자 또는 기간제 근로자, 단시간 근로자, 파견·용역·호출 등의 형태로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다.
통계청에서는 고용형태에 따라 한시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비전형근로자로 분류해 조사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644만4000명으로, 전체 근로자 중 차지하는 비중은 32.8%를 기록했다.
반면 노동계는 노사정이 합의한 부분에 더해 정규직 중 임시·일용직도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르면 비정규직 비중은 지난해 55.1%에 달한다. 양쪽 비정규직 통계 비중은 22.3%포인트 차이가 난다. 사측인 경영계는 하청·협력업체의 정규직은 비정규직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청년·고령층서만 비정규직화 심화= 한국노동연구원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를 분석해 발간한 ‘2016년 비정규직 노동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전체 임금근로자(1962만7000명) 중 비정규직(644만4000명)의 비중은 32.8%였다. 이는 13년 전인 2003년의 32.6%와 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유독 청년층과 고령층의 비정규직 비중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5∼24세 남성 임근근로자 중 비정규직의 비중은 2003년 45.6%였으나 지난해에는 52.5%로 6.9%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65세 이상은 63.6%에서 70.6%로 7%포인트 올랐다.
반면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남녀 모두 2003년에 비해 지난해의 비정규직 비중이 낮았다. 즉 노동시장에 막 진입하려는 연령대와 주력 일자리에서 물러나기 시작한 연령대에서만 비정규직화가 심화되고 있는 셈이다.
▶기간제법 부작용, 해당 근로자 ‘뚝’= 만족스럽지 않은 비정규직 일자리지만 이마저도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점 역시 문제다. 지난해 기간제 근로자 중 계약 기간이 3년을 넘는 인원은 8만5천명으로 전체의 2.9%를 차지했다. 전체 기간제 근로자 중 3년 초과 근무자 비중은 조사가 시작된 2003∼2006년께만 해도 4.4∼5.2%대였고 2007년에는 7.5%로 정점을 찍었지만 이후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2009년 1.2%까지 급감했다가 2%대 후반으로 복귀한 것이다.
이와 반대로 계약 기간이 1년인 기간제 비중은 2003년 19.3%에서 지난해 41.7%로 급증했고 1개월 이상∼1년 미만인 기간제 비중은 같은 기간 29.0%에서 37.0%로 12.0%포인트 확대됐다. 계약 기간이 짧은 근로자 위주로 기간제가 늘어나는 것은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계약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도입과 관련이 깊다.
그러나 도입 당시에도 고용주가 기간제를 2년까지만 계약하고 해고하는 편법을 쓸 수 있다며 노동계의 반대가 컸다. 최근에도 기간제법을 피하고자 해고와 재고용을 반복하는 형태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을 막아온 업체의 꼼수 때문에 기간제 근로자와 업체 간의 소송전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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