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엔젤투자매칭펀드’ 운영규정 전격개정 국회서는 ‘크라우드펀딩 개인투자금액 한도 상향’ 법안 발의도 “국내외 풀뿌리 투자 확대로 자금조달 쉬워질 것” 스타트업 희색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 귀로 말하는 이어셋 ‘리플버즈’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스타트업 ‘해보라’는 지난해 미국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30일만에 총 75만달러(한화 8억 5000만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킥스타터 크라우드펀딩 역사상 상위 0.0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15년 한 차례 투자 무산으로 어려움을 겪던 해보라는 이를 통해 홍콩 등 중화권으로 영역을 넓혀 제2의 성장기를 준비 중이다.
해외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기술력과 시장성을 인정받은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매칭투자’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유망 스타트업에 연구개발(R&D) 및 시설·운전자금을 적시 공급, 글로벌화를 돕겠다”는 것이 당국의 의지다. 국내 투자 활성화 차원에선 크라우드펀딩 개인투자금액 한도를 높이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돼 스타트업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5일 중소기업청에 따르면, 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엔젤투자매칭펀드’ 운영규정을 전격 개정했다. 해외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스타트업 및 크라우드펀딩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스타트업에 대한 매칭투자 특례 도입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해외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스타트업은 최대 2억원 한도 내에서 유치금액의 2배를 매칭투자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벤처투자의 엔젤투자매칭펀드 운영규정 개정은 올해 초 중기청이 발표한 ‘해외 크라우드펀딩 연계형 R&D 지원’ 정책의 후속 작업으로 파악된다. 중기청 벤처투자과 관계자는 “해당 정책의 선행작업으로 약 30여개 스타트업에 펀딩 등록 지원이, 약 20여개 스타트업에 R&D 지원이 이뤄졌다”며 “이들 스타트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때가 됐다고 판단해 매칭투자 시행을 위한 준비작업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해외 크라우드펀딩은 스타트업의 주된 자금 마련 창구로 자리 잡았다. 세계적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에서 최근 7년간 투자유치에 성공한 우리 스타트업은 83개에 달한다. 평균 금액은 3300만원이다. 이 중 6개 기업은 1억원 이상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중기청은 이를 토대로 해외 크라우드펀딩 성공 금액 5000만원 이상을 ‘시장성 충족’의 기준으로 삼고, 해당 스타트업의 매칭투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한 관련 법 개정 움직임도 활발하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대표발의 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대표적인 예다. 크라우드펀딩 개인투자금액 연간 투자 상한선을 현행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리자는 것이 핵심이다. 송 의원은 “4차 산업혁명의 성패는 스타트업 활성화에 달려있다”며 “창업 생태계에 건실한 민간자본이 더 많이 돌아야 한다”고 했다.
만약 정부의 매칭투자 지원대상이 향후 국내 크라우드펀딩 성공 스타트업으로까지 확대된다면, 어마어마한 추가 자금이 창업시장에 유입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스타트업 대표 A 씨는 “풀뿌리 투자환경 확대로 자금조달이 쉬워질 것”이라며 “국내 크라우드펀딩 성공률도 지난해 45.1%에서 올해 64.3%(금융위원회)로 높아진 만큼, 정부가 매칭투자 대상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했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엔젤투자매칭펀드는 엔젤투자자 양성을 통한 선순환 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해 마련됐다. 한국벤처투자는 현재 총 16개·1920억원 규모의 엔젤매칭펀드를 운용 중이며, 주요 투자업종은 정보통신기술(ICT·208억원·34%), 유통서비스(142억원·23%)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