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달러, 유로 대비 1% 하락…달러인덱스도 하향 -트럼프 효과로 오른 달러강세 다시 이전 수준으로 -갈수록 커지는 정책 불확실성이 발목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에 치솟았던 달러 가치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갔다. 트럼프케어, 세제개혁 등 경제정책 추진의 불안감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에 기밀유출논란까지 불거지며 정책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현지시간) CNN머니와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이날 달러대비 유로는 전날보다 1%오르며 1.109달러까지 상승했다. 유로가치는 높아지고 달러가치는 떨어졌다는 얘기다.

달러약세는 다른 통화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2시 기준 달러인덱스(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유주는 지수)는 전날대비 0.79%내린 98.128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3월 이후 계속 100이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막대한 재정투입, 강 달러 선호 발언을 이어가면서 한동안 시장에선 달러 매수가 가장 인기 있는 트레이드였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의 펀드매니저 대상 설문조사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달러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을 11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줄였다.

옵션시장에서도 달러화 강세 조짐을 찾아보기 힘들다. 옵션이 반영하는 달러화의 유로화 대비 강세 가능성은 14%로 낮아졌다.

전문가들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커넥션’을 조사 중이던 코미 전 국장을 갑작스럽게 해임하고 러시아 외무장관 및 대사와 정보를 공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에 대한 신뢰가 주저앉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위태로워지면서 그가 추진하던 성장 중심 정책도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달러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윈 씬 외환 전략가는 “달러 매도 압력은 지난 주말부터 발생했고 부분적으로 이것은 미국의 실망스러운 경제 지표 때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외무장관과 주미 러시아 대사와 정보를 공유했다는 것은 정부의 러시아 연루 우려를 강화했을 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정책이 위태로워졌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뱅크의 민 트랑 선임 외환 트레이더는 블룸버그 통신에 “달러화는 다시 한번 타격을 입고 있다”면서 “FBI 국장 해임과 기밀정보 유출 우려가 있으며 이런 뉴스들은 정부가 올해 초반부터 이야기해 온 재정 부양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사라지게 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일각에선 약달러가 트럼프 대통령과 큰 연관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S&P지수가 연일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주식시장은 트럼프 불확실성에도 달아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린제이 그룹의 시장 총괄 담당자인 피터 부카바는 “이것이 트럼프의 새로운 연속극”이라면서 “이 극에선 달러가 주인공이 아닌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주요 트레이드로 꼽았던 달러 매수 의견을 철회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12개월간 유로/달러 전망치를 1.00달러에서 1.05달러로 높였고 앞서 소시에테제네랄도 이달 초 달러화가 고점을 지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