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사업 분할’ 상장사 25곳… 코스피 10곳ㆍ코스닥 15곳 - 분할 후 재상장은 주가 상승 ‘마법’?… 섣부른 기대감은 ‘위험’ - 분할 이후 상장사 비즈니스에 주목해야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올해 기업 분할이 최대 ‘러시(Rush)’를 맞았다. 지주사 규제 강화를 앞두고 상장사들이 사업구조 재편, 물적ㆍ인적분할에 속도를 내면서 주가에도 즉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주사 전환 초읽기라는 측면에서 주가를 끌어올리는 ‘마법’이 되기도 하지만, 분할 후 재상장한 종목의 주가 희비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투자에도 주의보가 내려졌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기존 사업을 떼내거나 분리시킨 상장사는 총 25곳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피(KOSPI) 상장기업은 10곳, 코스닥(KOSDAQ)에선 15곳이었다. 이들 중 오리온, 매일 유업 등이 분할 후 재상장 절차를 밟고 있어 올해 상반기 분할 후 재상장하는 회사도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4월 들어 더욱 몰리는 양상을 보였다. 코스피 상장사 중 두산건설, 한화테크윈, 롯데제과, 세아제강 4개 회사가 4월 물적 분할을 공시했다.
제일약품은 유일하게 인적분할 절차를 밟고 있고, 올해 유가증권시장에 분할 후 재상장한 회사는 크라운해태홀딩스와 현대중공업, 경동도시가스 등이다.
이 같은 물적ㆍ인적분할을 통한 기업 분할이 급증한데는 지주사 전환 조건이 오는 7월 지주사 전환 요건 강화가 주효했다.
종전 자본금 1000억원에 가능하던 지주사 전환조건이 오는 7월부터 5000억원으로 높아지는 등 규제가 강화되기 때문에 서둘러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사업구조 재편은 지주사 전환의 초석이 되기 때문에, 주가엔 호재로 인식돼 마법이란 말이 붙기도 했지만, 재상장 전 급등하던 주가가 재상장 후 큰 폭으로 빠지는 경우도 많아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분할 후 재상장한 크라운해태홀딩스와 현대중공업 등은 재상장 전 주가가 급등하면서 재상장 기대감을 높였지만, 상장 이후 계열사 간 희비 교차는 물론, 주가가 오히려 빠져 몸살을 앓기도 했다.
최근 분할 후 재상장한 현대중공업 관련사 중 재상장 첫날 주가가 오른 건 현대중공업(14.97%)이 유일, 그 외 관계사는 모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지난 10일부터 16일까지 5거래일간 15.56%가 빠져나갔다. 현대 일렉트릭도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가면서 지난 16일까지 19.93%가 빠져나갔다.
현대건설기계(-8,37%)도 부진한 주가흐름을 보이면서, 현대중공업(7.64%)만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분할후 지난 12일 재상장한 경동도시가스(4.80%)와 경동인베스트(-37.14)도 희비 교차가 컸다.
최근 최대 지배구조 개편 화두로 떠오른 롯데그룹의 롯데쇼핑도 지난 4월부터 전날(17일)까지 24.60%가 뛰는 등 기대감을 한몸에 받고 있지만, 분할 이후 주가 급등락을 겪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실장은 “올해 7월 인적분할 기준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그전에 서둘러 마무리 짓자는 차원에서 급등하는 추세지만, 인적분할 자체가 주가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는 요소가 되기는 어렵다”며 “인적분할 자체가 기업의 펀더멘털을 바꾸는 게 아니라, 단순히 회사를 분할하는 것으로 적절하게 분할됐는지, 분할 이후 가치가 적정하게 반영됐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인적분할 이후 회사가 쪼개지면, 각각 어떤 비즈니스를 영위하게 되느냐에 따라 쪼개진 회사 주가는 상반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며 “분할 후 재상장하면 주가가 오를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은 금물로,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회사가 분할되느냐를 중요한 투자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