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국민의 당 등 여야, 협력이익배분제 관련법발의 -文대통령, 임금격차 해소 방안으로 협력이익배분제 공약 -재계 “성과공유제 이미 있는 데...기업활동 위축” 우려표시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영업이익 및 임금 격차 해소 방안의 일환인 ‘협력이익배분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대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이 이익과 손실을 공유한다는 개념인 협력이익배분제는 이미 국회에 관련 법안이 다수 발의된 상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공약으로 제시한 만큼 협력이익배분제 제도화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재계는 협력이익배분제의 추진 경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응방안을 고심 중이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이미 대중소기업 상생 방안의 일환으로 성과공유제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기업이익 배분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 文 정부 인센티브 검토, 여야 법안처리 공감대=17일 정치권 및 경제계에 따르면 새 정부는 경제민주화 정책의 일환으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협력이익배분제’를 한국형 이익공유 동반성장 모델로 추진할 예정이다.

실제 문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공약집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영혁신과 기술력 향상, 근로자 임금격차 해소 등을 위해 협력이익배분제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제도화 추진 과정에서 협력이익배분제 도입 기업에 대해 세제 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동방성장위원회에서 처음으로 제도 도입 필요성이 언급됐던 협력이익배분제는 아직 법적인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정책 아이디어’다. 협력이익배분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협력사업의 최종 결과물인 대기업의 이익이나 손실을 사전에 정해진 배분규칙에 따라 공유하는 계약모델로 대ㆍ중소기업간 수익성 및 임금 격차를 줄이는 방안으로 꼽힌다.

지난 2015년 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특정 대기업의 모기업과 계열사 및 비계열 중소협력업체간의 영업이익률은 3~4배 정도의 차이를 나타냈다. 같은해 고용노동부는 대기업 근로자들의 평균 월급이 100이라면 중소기업은 평균 62에 불과해 지난 2008년 관련 통계가 나온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홍장표 부경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격차를 줄이는 정책 방안인 협력이익배분제는 아직 법적인 근거가 없어 제도 도입과 확산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도 개념, 지원기관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법 개정이 필요하고 이후 민간기업의 제도 시행을 지원하는 정부 정책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이익배분제 법제화의 키를 쥐고 있는 국회도 제도 도입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 조배숙 의원(국민의 당)은 협력이익배분제 도입을 명시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상생협력법)’을 발의했다. 더블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도 협력이익배분제와 같은 정책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초과이익공유제 등의 도입을 골자로한 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관계자는 “20대 국회 들어 여야가 협력이익공유제 도입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관련 법안들을 발의 했다”며 “대선기간 사실상 법안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새 정부 출범에 맞춰 대선 공약의 이행에 필요한 법안들이 다음주 중 상임위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재계, 내부 대응전략 마련 중…이중 규제 우려= 재계는 정부와 국회에서 협력이익배분제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기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에 신중한 입장이다. 새 정부가 재벌개혁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상황에서 대ㆍ중소기업 이익 배분정책 역시 이른 시일내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 정책 추진과 국회 법안 심사 경과를 모니터하며 내부적으로 대응전략을 마련하고 있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 (협력이익배분제에 대해)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하고 어떤 내용을 담을지 나온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정부와 국회의 상황을 주시하며 각 기업별 자체적으로 대응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경제계 일각에서는 인위적인 기업이익 배분 정책이 자칫 기업의 수익창출 의지를 꺽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또한 성과공유제가 이미 법적 근거를 갖고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협력이익배분제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협력사가 대기업의 지원으로 달성한 성과(원가절감 등)를 사전에 정해진 배분규칙에 따라 대기업과 공유하는 제도인 성과공유제는 지난 2006년 상생협력법에 근거가 마련됐다. 이후 2012년 4월 성과공유확인제 도입됐고, 지난해 6월 기준 성과공유제를 도입한 기업은 241개사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미 성과공유제가 도입돼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분배 정의가 어느정도 이뤄지고 있는 과정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 이익을 중소기업과 나눠게 하는 제도를 추가로 도입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에 벗어나는 것은 물론 정부의 과잉 규제로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