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서울에 사는 A(47)씨는 배우자와 자녀 3인가족으로 총수입이 연간 1500만원 정도되는데 지금까지 건강보험료로 매달 7만9000원을 냈다. 소득보험료 6만3000원에 4000만원짜리 전세에 부과되는 재산보험료 1만2000원, 자동차에 부과되는 보험료 4000원이 더해진 것이다. 하지만 내년 7월부터는 건보료가 1만8000원으로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전세보증금 4000만원 이하, 자동차 배기량 1600cc 이하에는 재산보험료와 자동차 보험료가 부과되지 않고 종합과세소득이 적용된 소득보험료 1만8000원만 내면되기 때문이다.
29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합의한 ‘국민건강보험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대안입법으로 이날 국회 법사위에 회부되고 30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것이 유력시됨에 따라 보여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수정 개편안은 애초 복지부가 제시한 3년 주기 3단계 개편안에서 2단계를 건너뛰고 2018년 시작하는 1단계를 4년 시행하고 바로 2022년 최종단계 시행에 들어가는 것으로 시행이 2년 앞당겨진다.
1단계에서는 1600cc 이하 소형차에 대한 자동차 보험료를 면제하는 정부안에 더해 3000cc 이하 승용차에 대한 보험료도 30% 인하하기로 하면서 지역가입자 98%가 자동차 보험료 인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자동차에 대해서는 최종단계에서 4000만원 이상 고가차에만 보험료를 부과하게 된다. 또 소득과 재산을 따져 피부양자에서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10만명의 평균보험료를 0원에서 평균 18만6000원을 내도록 했지만, 수정안을 통해 1단계 4년 동안은 30% 경감해주기로 했다. 피부양자는 합산소득이 3400만원(1단계), 2000만원(최종단계)을 넘으면 피부양자 자격을 잃는다.
고령층이나 30세미만 청년, 장애인이 아닌 형제·자매를 피부양자에서 제외하는 것도 정부안 3단계에서 1단계에 시행하는 것으로 수정했다.당초 정부안은 1~2단계까지는 가족 부양정서를 고려해 형제·자매를 피부양자로 인정키로 했었다.
수정안에 따라 1단계에서 소요되는 비용은 정부안(9089억원)보다 700억원 늘어나게 된다. 지역가입자 중 인하 혜택을 보는 세대는 593만 세대로 정부안보다 10만 세대 늘어나고, 보험료가 인상되는 사람은 32만세대로 정부안 2만 세대 줄어든다. 피부양자는 32만세대 36만명이 자격을 박탈당하고 4만2000원 가량의 보험료가 부과된다.
한편 이번 수정안이 형평성 논란을 잠재우고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률 제고가 핵심과제가 될 전망이다. 자영자 등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률을 높이지 않은 상태에서 소득중심으로 부과체계를 개편할 경우 자칫 ‘유리지갑’에 비유되는 직장인만 봉이라는 반발을 부를 것이 불보듯 뻔하다. 2014년 기준 세무당국의 자영업자 소득파악률은 72.8%에 그쳐 직장인의 소득파악률 93.4%에 비해 20%포인트 이상 낮다. 소득파악은 보건복지부나 국민건강보험공단 차원에서는 할 수 없고, 범정부적 의지가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 방법과 목표 기간 등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앞으로 소득파악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지지 않으면 건보료 개편과정에서의 진통은 물론, 형평성 논란 역시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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