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비자의 날 ‘한국기업’ 고발 없어 -하지만 중국정부 쥐락펴락에 험로예고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큰 태풍은 무사히 비껴갔다. 연일 반한 감정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조치로 위기감이 고조되던 유통업계 안팎에서 보복 조치 완화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 흐르는 긴장감은 여전히 남아있어 관계자들이 향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가장 우려했던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에 방영하는 소비자고발프로그램인 ‘315 완후이’ 방송에서 한국 기업이 거론되지 않은 것이다. 방송 전 롯데와 삼성 등 한국 기업의 고발 사례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피해가면서 큰 숨을 돌리게 됐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방송 이전부터 롯데가 고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많이 나와 초조하게 방송을 봤다” 한국 기업이 거론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며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정부의 대응책 발표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중국 당국도 반한 시위를 원천 차단하면서 분위기 꺾기에 들어갔다. 과격한 반한 시위에 대해 경찰력을 동원해 사전 차단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일 산둥성 웨이하이시에 위치한 한인타운 ‘한라방’에서 열리기로 했던 반한 시위가 공안당국의 경계 강화로 무산된 바 있다. 다음날인 11일 베이징 왕징 롯데마트에서 열리기로 했던 대규모 시위 역시 경찰력이 대거 강화되면서 실제로 발생하지 않았다. 이달 초 사드 반대 및 반한 시위에 대해 손놓고 있던 모습과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과격 시위와 반한 감정이 조만간 열릴 각국 정상회담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4박5일 일정으로 한ㆍ중ㆍ일 방문을 시작해 주말께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다음달 초에 예정돼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의 첫 정상회담도 있다. 미국과 중국, G2 양국이 북핵과 사드문제에 대해 의미있는 합의를 도출하는 지 여부에 따라 중국의 한국기업에 대한 제재 수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유통업계는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여행업계가 고전중이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여행사들이 지난 15일부터 한국 관광상품 취급을 일제히 중단하면서 호텔, 면세업계 등 관련 업종 타격 불가피한 상황인 것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나서고는 있지만 현지에 만연한 반한감정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특히 한국관광 전면금지 등으로 업계 전반이 침체될 위기인 가운데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도 완전히 없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안심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